유로2016 개최 앞두고 안전 '시연' 예상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난해 11월 13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파리 테러 당시 축구장도 주요 목표 중 하나였다.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경기를 관전하던 관중들은 큰 고비를 넘겼다.

아직 테러의 공포가 가시지 않은 스타드 드 프랑스가 약 4달 반만에 A매치를 유치한다. 프랑스는 30일(한국시간) 러시아와 가질 친선 경기 장소를 스타드 드 프랑스로 정했다. 테러 당시 주범이었던 살라 압데슬람이 경기장에 폭탄을 갖고 들어가 자폭하려 했으나 감행 직전 마음을 바꿨다. 경기장 인근에서 터진 폭탄의 굉음은 생중계를 통해 세계 축구계에 전달됐다. 테러 이후 스타드 드 프랑스는 럭비 대회 등을 유치하며 이미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었으나 축구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축구협회(FFF)는 테러 이후 홈에서 처음 열리는 A매치 장소로 스타드 드 프랑스를 선정하며 테러 위협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랑소아 올랑드 프랑스 축구협회장은 지난 2월 경기 계획을 발표하며 “끔찍한 테러 이후 첫 이벤트를 통해 (스타드 드 프랑스로) 돌아가고 싶었다. 왜냐면 삶은 계속돼야 하고, 우리는 아무 것도 포기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안전에 대해 더 철저한 준비도 했다”고 말했다.

22일(한국시간) 인터뷰를 가진 디디에 데샹 프랑스 감독은 “우리 모두 강렬한 순간을 겪었다. 이제 전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테러에 대처하는 프랑스인 특유의 자세가 축구계에서도 드러났다. 파리 시민들은 테러 직후에도 이전처럼 테라스에 앉아 차를 마시는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고, 테러 피해 장소가 곧장 영업을 재개하는 등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곤 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유로 2016의 개막전과 결승전 장소로 스타드 드 프랑스가 선정됐다. 오는 6월 11일 프랑스와 루마니아의 A조 경기로 시작해 7월 11일 결승전까지 총 7경기가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 테러에 대한 공포와 안전에 대한 불신을 떨쳐야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 프랑스는 안전 대책을 어떻게 강화했는지 시연해야 하는 입장이다.

프랑스인 특유의 당당한 삶의 태도와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회 준비 사정이 겹치며 스타드 드 프랑스는 일찌감치 축구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경기는 선수들에게도 숙제다. 지난해 테러 4일 뒤 열린 잉글랜드 원정 경기에서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하는 등 심한 충격을 받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트라우마가 남은 선수들은 이번 경기를 통해 상처를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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