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물 건너 간 지 오래지만 첼시는 올 시즌 더블을 노리고 있다. FA컵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4강에 진출한 첼시는 12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유로파리그에서도 4강에 진출했다. 모스크바에서 열린 8강 2차전에서 2-3으로 패했지만 1차전에서 거둔 3-1 승리가 골득실 우위의 효과를 만들었다.

시즌 중 경질된 로베르토 디 마테오 감독을 대신해 첼시의 임시감독직을 맡은 라파엘 베니테즈 감독은 첩첩산중을 넘어 두 대회 4강 진출을 일궈놨다. 하지만 그를 격려해주는 이는 없다. 2관왕을 한다 해도 그에게 돌아올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새로운 감독을 찾을 것이 확실하다. 그리고 그 대상은 레알 마드리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이다.


<더 선>은 “주제 무리뉴의 첼시 복귀에 파란불이 켜졌다. 브루스 벅 첼시 회장이 무리뉴와 두 차례 면담을 가졌으며 첼시로 돌아오는 데 OK 사인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벅 회장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을 만나 첼시 복귀 의사를 타진했는데 “언제나 열려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 벅 회장은 “시즌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접촉할 것이다”고 말했다.

무리뉴 감독은 올 여름 마드리드를 떠날 것이 확실시된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무리뉴 감독은 카시야스의 기용 문제 등을 놓고 구단 수뇌부와 첨예한 대립 중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간절히 원하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시에는 명예롭게, 실패 시에는 경질의 방식으로 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뒤 무리뉴가 택할 새 직장은 과거 몸 담았던 첼시가 유력하다. 무리뉴는 지난 10년간 첼시를 거쳐간 9명의 감독 중 유일하게 3시즌 이상을 보낸 인물이다. 2007년 가을 팀을 떠났지만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 중이다. 영국 언론들은 무리뉴 감독이 램파드 잔류와 자신의 구미에 맞는 새 선수 영입을 복귀 조건을 내 걸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은 베니테즈 감독이다. 어쨌든 남은 대회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며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언론들이 볼 때 베니테즈 감독은 존재하지 않는 유령 같은 존재다. 영국 언론들은 ‘Interim(임시, 대행)’이라는 표현을 서슴지 않는다. 첼시는 FA컵 4강전에서 맨체스터 시티를, 유로파리그 4강전에서는 페네르바체, 벤피카, 바젤 중 한팀을 상대하게 된다. 베니테즈 감독은 또 다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