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젊은 청년의 도전이 결실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박주호(26, 바젤)가 유럽 진출 2년 만에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거머쥘 기회를 맞았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그리고 김동진과 이호가 들어올렸던 유로파리그 트로피에 박주호가 한발 더 다가섰다.


박주호의 소속팀 FC바젤은 12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2012/2013 UEFA 유로파리그 8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토트넘 홋스퍼를 누르고 4강에 올랐다. 1차전 원정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두고 돌아온 바젤은 홈구장인 세인트야콥파크에서 열린 2차전에서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비속에서 열린 경기에서 토트넘의 뎀프시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사라흐와 드라고비치의 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38분 뎀프시에게 동점골을 허용,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갔고 거기서도 승부를 가르지 못한 바젤은 승부차기에 돌입했다. 승부차기에서 바젤은 4명의 키커가 모두 성공시켰다. 반면, 토트넘은 허들스톤과 아데바요르가 실패해 결국 바젤이 승부차기 승리로 4강에 진출하게 됐다.

경고 누적으로 1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던 박주호는 이날 한을 풀었다. 레프트백으로 선발 출전한 박주호는 토트넘의 오른쪽 측면 라인인 홀트비와 카일 워커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정규시간 90분은 물론 연장 30분까지 모두 뛰는 강철 체력을 선보였다. 연장 전반에는 공격에 가담해 유효슈팅을 기록하기도 했다.

4강에 진출함에 따라 바젤은 3번의 경기에서만 더 성공하면 유로파리그 우승을 넘볼 수 있게 됐다. 유로파리그 4강에는 바젤 외에 첼시, 페네르바체, 벤피카가 진출해 있다. 12일 밤 스위스 니옹에서 열리는 추첨을 통해 대진이 결정된다.

박주호가 유로파리그 우승에 성공한다면 그는 이 대회에서 우승한 역대 네번째 한국인이 된다. 2009년 유로파리그로 명칭이 변경되기 전까지 UEFA컵으로 불렸던 이 대회에서 가장 먼저 우승을 경험한 것은 ‘전설’ 차범근이었다. 1979/1980시즌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첫 우승을 경험한 차범근은 1987/1988시즌 바이엘 레버쿠젠에서도 같은 대회 우승을 이끌었다. 20년이 지나서는 김동진과 이호가 뒤를 따랐다. 당시 러시아의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속이던 두 선수는 딕 아드보카트 전 대표팀 감독과 함께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럽 무대를 두드린 박주호의 도전에서도 중요한 기회다. 2008년 숭실대 재학 중 일본 J리그의 미토 홀리호크에 입단한 박주호는 가시마 앤틀러스, 주빌로 이와타를 거치며 J리그에서 성공시대를 이어갔다. 2011년 여름 바젤에 입단하며 유럽파가 된 박주호는 2011/2012시즌 스위스 슈퍼리그와 스위스컵 우승의 더블을 맛봤다. 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도 뛰며 기량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박주호 뿐만 아니라 바젤 입장에서도 중요한 도전이다. 이번 유로파리그 4강 진출은 바젤의 역대 클럽대항전 최고 성적이다. 지난 시즌 스위스 클럽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했던 바젤은 팀 역사에 길이 남을 유로파리그 우승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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