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객관과 이성만 따지면 재미가 없다. 피치 위의 열정을 이해하는 데엔 감정에 호소하는 쪽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평행선처럼 팽팽한 줄다리기,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는 모호한 결론을 내리기 보단 확실하게 한 쪽을 선택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 그래서 <풋볼리스트>가 확실한 ‘편파 프리뷰’를 준비했다. 1차전에 2-2 무승부로 팽팽하게 대립한 FC 바르셀로나와 파리생제르맹(PSG)이 2차전에서 4강 티켓의 주인을 가린다. 8강전에서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스타워즈를 스페인 전문 한준 기자와 프랑스 전문 류청 기자가 전망했다.

류청 “수비에 구멍 난 바르사 잡는 것은 일도 아니야”
승부는 보나마나다.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수비에 구멍 난 팀이 승리할 수 없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카를라스 푸욜이 없는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가 아니다. 시원하게 난 구멍 사이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에세키엘 라베찌, 하비에르 파스토레 그리고 루카스 모우라가 자유롭게 드나들 예정이다. 지난 경기에서 2골을 넣었으니 이번 경기에서는 3골이면 충분할 것 같다. PSG는 지난 주말 스타드 렌과의 경기에서 크리스토프 잘레, 파스토레, 루카스, 라베찌 그리고 데이비드 베컴을 교체명단으로 빼고도 2-0으로 승리했다. 체력도 완비했고 자신감도 좋다. PSG는 바르셀로나에서 승리를 거두고 빠에야를 먹는 일만 남았다.

한준 “바르사 수비의 핵은 부스케츠, 마튀디 없는 PSG나 걱정하시지”
바르셀로나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구만! 바르셀로나 수비의 진짜 열쇠는 사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세르히오 부스케츠다. 적극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리는 바르셀로나를 역습 상황에서 구해내는 것은 늘 후방을 신경 쓰는 지능적인 청소부 부스케츠의 커버 플레이다. 제라르 피케의 컨디션이 좋고, 골키퍼를 빼고는 모든 포지션을 평균 이상으로 수행할 줄 아는 아드리아누가 부지런히 바르사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헌신할 것이다. 중앙 수비수 역할을 할 수 있는 에릭 아비달도 감동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오히려 최근 PSG 중원 플레이의 핵심인 블레즈 마튀디의 징계 결장이나 걱정하시라. 빠에야 먹다가 체하는 수가 있다.

류청 “수비는 신경 안 쓴다. 초반에 골만 넣으면 만사형통이다”
안 그래도 지난 3월에 한준 기자가 소개시켜준 빠에야를 먹었는데, 좀 짜더라. 이기고 하몬을 먹으면 되겠다. 부츠케츠는 좋은 선수지만, PSG 공격수들을 혼자 책임질 수는 없다. 청소도 2인 1조로 해야 깨끗하다. PSG는 더 잘할 것도 없다. 이미 바르사를 공략하는 법을 알고 있다. 빠른 선수들을 좌우에 배치하고 달려나가는 탄력에 맞게 공을 넣어주면 바르사 수비는 무너지게 될 것이다. 루카스와 라베치는 ‘육상부’ 출신이라는걸 모르나? 초반에 골을 넣으면 분위기는 완벽하게 PSG쪽으로 기울고, 2골을 터뜨리는 게 어렵지 않게 될 것이다. 마튀디의 공백은 치아구 모타와 클레망 샹톰 그리고 마르코 베라티가 메우면 된다. 베컴도 있다. 시원하게 열린 바르셀로나의 뒷문에 공을 차 넣기만 하면 된다.

한준 “하지만 후반전에 메시가 출격한다면 어떨까? 메! 시!”
전반전에 몰아치겠다는 아이디어,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집중적인 재활치료를 받은 리오넬 메시가 이번 경기 소집 명단에 들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후반전에는 메시가 교체 출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반전에 PSG가 운 좋게 두 골 정도 넣더라도 메시에겐 후반 45분 안에 너끈히 세 골 정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모따는 부상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되서 경기 감각이 떨어지고, 샹톰이나 베라티가 메시의 움직임을 제어하기엔 수비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프랑스 킬러’ 페드로도 징계를 마치고 이번 경기엔 출격이 가능하다. 주말에 바르사는 마요르카에 5-0 대승을 거두며 사기가 충천했다. 메시 대신 가짜 9번으로 나선 세스크도 해트트릭을 몰아쳤다. 몇 골을 내줘도 그 이상 넣을 수 있는 것이 바르사다.

류청 “경기가 어지러울 때 베컴이 마무리하러 나온다”
메시, 두려운 선수다. 그래도 세 골을 너끈히 넣기는 힘들 거다. 지난 경기에서도 슈팅을 두 번 정도 날린 걸로 기억한다. 세 골을 넣으려면 적어도 슈팅을 그만큼은 해야 한다. 하지만 PSG에는 히든 카드가 있다. 경기가 어지러워졌을 때 상대방에게 결정타를 날릴 수 있는 베컴이 있다. 부스케츠가 손을 잘 쓰고 파울이 많다. 경기 막판에 파울을 많이 낼 수 밖에 없는데 즐라탄과 베컴이 기다리고 있다. 파울만 내라 바로 끝이다. PSG가 바르사를 잡고 4강에 갈 것이다.

한준 “여기는 캄노우다. 10만 관중의 야유 들어봤나?”
베컴의 오른발, 그리고 즐라탄의 오른발도 위협적이긴 하다. 하지만 경기가 열리는 곳은 캄노우다. 파리의 홈 경기장 파르크 대 프랭스의 수용인원은 고작 4만 8천이다. 캄노우는 9만9천명이 들어온다. PSG전에도 9만명 정도가 바르사를 응원하러 올 것이다. 류청 기자도 프랑스 축구의 전설 루이스 페르난데스가 그 부분을 지적하며 “PSG에게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엄살 부리지 않았나? 바르셀로나는 2009년 10월 이후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에서 20연속 무패다. 16번 승리했다. 4강 티켓을 바르사의 차지다.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