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통계다…체력관리에 신경쓰는 수원, 26명 기용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서정원 감독은 올 시즌 수원삼성블루윙즈의 지휘봉을 잡으며 AFC챔피언스리그와 K리그 클래식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FA컵까지 세 개의 주요 대회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을 베스트11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라 말했다. “두 개의 대회에서 모두 고른 경기력을 내기 위해선 11명에 의존해선 안된다. 뒤에 있는 선수들도 계속해서 뛰어야 기량이 발전한다. 선수들 자신을 위해서도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2013시즌 수원의 선수 기용 현황을 살펴보면 서 감독은 시즌 전 자신이 했던 말을 확실하게 지켰다. 현재까지 K리그 클래식 5경기, AFC챔피언스리그 4경기 등 총 9경기를 치른 수원이 두 경기 연속 같은 선발 명단을 낸 것은 AFC챔피언스리그 개막전인 센트럴코스트 원정과 K리그 개막전인 성남전이 유일하다.

당시 서 감독은 “호주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긴 경기로 선수들의 자신감이 떨어졌다. 변화를 주려고 했지만 부진한 모습을 보인 선수들에게 만회할 기회를 주기 위해 같은 선수들을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선발명단은 같았지만 교체로 투입한 선수의 면면은 달랐다.

게다가 수원은 올 시즌 9경기에서 모두 3장의 교체 카드를 사용했고, 매번 다른 교체 카드를 선택했다. 9경기에서 수원은 총 26명의 선수를 기용했다. 반면 10일 밤 베갈타 센다이전을 앞둔 서울은 지난 8경기에서 모두 20명의 선수를 기용했다. 가용인원이 수원 보다 6명이나 적었다.

수원의 로테이션 가동이 더욱 인상적인 이유는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9일 가시와 원정 경기에서의 변화다. 그 동안 측면 미드필더로 부동의 주전 선수로 활약해온 서정진과 최재수를 모두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고, 올 시즌 선발 출전이 없었던 박종진과 신인 김대경을 내세운 것이다.

수원에는 9경기 모두 선발로 나선 선수가 단 한 명도 없다. 골키퍼 정성룡까지 손가락 부상으로이탈한 기간이 있기 때문이지만 인상적인 기록이다. 체력 관리를 확실하게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서울은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뚜렷하다. 데얀, 몰리나, 에스쿠데로(이상 공격수), 하대성, 고명진(이상 미드필더), 고요한, 김주영(이상 수비수) 등 6명은 리그 전경기를 뛰었다. 고요한을 제외한 5명은 챔피언스리그 3경기에도 모두 출전했다.

심지어 수원은 서울 보다 하루 앞선 9일에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치렀다. 휴식 시간이 하루 더 많다. 최근 서울과의 경기에서 8연속 무패를 기록 중인 수원은 체력 우위를 바탕으로 슈퍼매치에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고른 기용으로 체력 안배에 성공한 수원이냐, 주전 선수에 대한 높은 집중도로 한방을 노리는 서울이냐. 다른 철학과 다른 색깔을 갖춘 두 팀의 ‘슈퍼매치’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많다. 슈퍼매치는 14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 2013 K리그 클래식 선수 기용 현황
1위 수원 25명
2위 성남 23명
2위 전남 23명
4위 전북 22명
4위 대전 22명
6위 제주 22명
7위 경남 21명
7위 대구 21명
9위 강원 20명
10위 인천 19명
10위 서울 19명
12위 포항 18명
12위 부산 18명
12위 울산 18명

사진=수원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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