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진출 이후 잊혀져 가던 ‘박지성의 후계자’ 김보경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블랙번로버스를 3-0으로 대파한 40라운드 경기에서 경기최우수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된 것에 이어 10일 새벽(한국시간) 반슬리와의 41라운드 경기에서 첫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2월 브리스톨전과 울버햄프턴전에 경기 종료 직전 두 차례 교체 투입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벤치를 지키던 김보경이 시즌 종료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반슬리전에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김보경은 후반 14분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을 예리한 왼발 크로스로 연결해 벤 터너의 선제골을 도왔다.

김보경은 경기 내내 팀의 전담키커로 활약했다. 프리킥과 코너킥 기회가 생기면 어김없이 김보경의 왼발이 불을 뿜었다.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며 부지런한 플레이를 펼쳤다. 김보경은 후반 23분 팀내 최다 득점자 피터 위팅엄과 교체됐고, 카디프시티는 아쉽게 추가 시간에 동점골을 내줘 비겼다.

하지만, 카디프시티의 상황은 좋다. 리그 종료까지 5경기가 남은 가운데 승점 80점으로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위 헐시티와 승점 차이는 6점, 3위 왓퍼드와 승점 차이는 9점이다. 남은 경기에서 2승만 거두면 승격이 확정된다.

프리미어리그 입성이 다가오면서 김보경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웨일즈 언론은 기술적으로 뛰어난 김보경이 챔피언십 무대에서 중용되지 못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더 많은 기회를 잡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말키 매카이 감독도 “김보경이 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다”며 칭찬하고 있다.

김보경의 부활은 대표팀에도 호재다. 김보경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초반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줄어들며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 6월 레바논 원정과 우즈베키스탄, 이란과 마지막 최종 예선전 경기를 치르는 대표팀에게도 김보경의 컨디션 회복은 반가운 소식이다.

대표팀은 지금까지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김보경은 이 자리에서도 빼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자원이다. 기성용이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레반논 원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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