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라이언킹’ 이동국(34, 전북)이 새로운 가치에 눈을 떴다. 늘 주연이었던 그가 최근에는 아름다운 조연으로 거듭나고 있다. 해결사보다는 도우미 역할에 충실하며 대표팀과 소속팀 모두 중요한 결과물을 이끌고 잇다.

이동국은 9일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서상민의 극적인 동점골을 도왔다. 문전 밀집 상황에서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컨트롤 해 뒤로 내줬고 달려든 서상민이 그대로 슛, 골문을 갈랐다. 이 골로 전북은 우라와와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F조 2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전반 6분 만에 2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던 전북은 후반 터진 에닝요와 서상민의 골로 소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최근 3경기에서 해결사로서의 역할은 탁월하지 않다. 3일 열린 우라와 원정 경기에서 멋진 헤딩 역전골을 기록하고 산책 세리머니를 했지만 오히려 이승기와 에닝요의 골을 도운 장면이 팀 입장에서는 더 반가웠다. 6일 열린 제주와의 K리그 클래식 5라운드에서도 에닝요의 선제골을 도왔다. 대표팀에서는 지난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 당시 포기하지 않는 슈팅으로 손흥민의 극적인 역전골을 이끌어냈다.

자신이 골은 넣지 못하지만 팀은 계속 승승장구하는 것에 이동국은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에서 수비를 두텁게 하면 최전방 공격수인 내가 완벽한 찬스를 만들긴 힘들다. 그래도 나를 향한 밀집수비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난다. 마지막에 그렇게 동점골이 나왔다. 내가 헌신적으로 해야만 팀에 기회가 생긴다는 걸 최근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이동국은 생애 첫 리그 도움왕(15도움)을 기록한 바 있다. 개인이 아닌 팀의 가치를 깨달은 시점이었다. 그 시즌 전북은 리그 우승에 성공했다. 자신이 아닌 에닝요, 케빈, 이승기, 서상민의 득점으로 팀이 상승세를 달리지만 주장 이동국은 기쁘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도 의미가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사진=전북 현대 제공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