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전북 현대와 우라와 레즈의 AFC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은 본 승부 이상으로 장외열전이 있었다. 바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한 전범기, 욱일승천기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우라와 서포터는 자신들의 홈에서 열린 1주일 전 경기에서 이 전범기를 관중석에서 흔들었고 이것은 한국 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원정 경기에서 이미 이 부분을 강력하게 항의한 전북 구단은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절대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북 구단은 경기 하루 전 가진 매니저 미팅에서 우라와 구단에 왜 전범기에 한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를 프레젠테이션 했다. 그리고는 경기 당일 우라와 원정 응원단의 소지품 검사 등을 실시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범기에 대한 한국 내 여론이 악화되자 이례적으로 일본대사관이 대한축구협회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 "양국 국민 간에 어떤 악감정이 생기지 않도록 한국 축구계에서 철저히 준비하고 사전 방지해달라"는 요청이었다. 때문에 협회에서도 평소보다 많은 인력을 보냈다.

이날 전주를 방문한 우라와의 서포터는 약 1,000명 수준. 전북 구단은 전북경찰청의 도움으로 200여명의 경찰 인원을 지원받았다. 우라와 서포터들이 들어오는 입구에서는 소지품 검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서포터는 검사에 강하게 항의하며 취재진에게 물을 뿌리기도 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우라와 서포터가 모인 전주월드컵경기장 S석에서는 전범기를 볼 수 없었다. 전북은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터진 에닝요와 서상민의 골로 극적인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완벽한 하루를 마무리했다.

사진=3차전 당시 우라와 서포터즈가 사용한 전범기/공동취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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