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of the Match] 인천 서포터와 구단의 평행선

[풋볼리스트=포항] 김동환 기자= 서포터는 12번째 선수다. 구단, 감독, 선수 누구나 언젠가 팀을 버리고 다른 둥지를 찾을 수 있지만, 팬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결코 버리지 않는다. ‘마누라는 바뀌어도 좋아하는 팀은 바뀌지 않는다’는 우스갯 소리도 있다. 팀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단단히 뿔 난 서포터들이 나타냈다.

바로 인천 유나이티드의 일부 팬들이다. 인천은 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3 5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경기에 앞서 인천 팬들은 각종 현수막을 내걸고 구호를 외치며 분노를 토했다. ‘능력 없는 프런트는 사퇴하라’, ‘구단의 졸속 행정, 잃어버린 10년’, ‘UNITED는 철밥통이 아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보편적으로 시즌중 서포터들이 응원 외의 단체 행동을 펼치는 것은 성적 부진 등으로 감독이나 코칭 스태프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인천의 경우는 다르다. 인천 서포터들은 지난 3월부터 구단 운영상의 문제로 마찰을 빚었다. 서포터들은 인천에 대해 “어떠한 비전과 모델도 없이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며 “시민구단의 롤 모델이던 구단(인천)은 어느새 무능력한 프런트가 장악하고 있는 구단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론 인천 역시 서포터들의 각종 요구에 대해 개선을 위한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평생선을 긋고 있다. 서포터들은 ‘대표이사 및 홍보마케팅팀장의 즉각 사퇴’ 및 ‘구단의 기획/운영에 있어 책임을 지는 프로세스 성립’을 요구 조건으로 포항전과 같은 단체 행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천 서포터들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인천 구단 역시 진정성 있는 자세로 팬들을 끌어안고 있다고 보기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 서포터들은 경기장에서의 행동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서명 운동으로 확대했다. 인천 서포터 뿐만 아니라 일부 타 구단 서포터까지 인천의 상황을 주시하며 힘을 실을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그 사이 인천은 이천수의 복귀 등으로 안팎의 호재를 만났다. 김남일 등 몇몇 주축 선수가 결장한 가운데 포항 원정을 가졌다. 어려운 경기에서 값진 무승부를 거둬 김봉길 감독이 웃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 멀다. 선두권 도약이 과제다. 마음을 합쳐야 가능하다. 인천 구단과 팬 모두가 함께 활짝 웃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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