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수원삼성블루윙즈는 27일 저녁 전북현대모터스와 2013시즌 마지막 홈 경기를 치렀다. 22일 울산현대전에 당한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타박상으로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진 곽희주(32)는 당당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90분 동안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전북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부상 회복 이후 묵직한 모습을 보이던 이동국을 꽁꽁 묶어내며 ‘에이스 킬러’라는 명성을 재확인했다.

서정원 감독은 곽희주의 깜짝 선발 출전에 대해 “경기에 뛰겠다는 본인의 의지가 강했다. 몸 상태가 많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최고의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였다. 2013시즌 홈 팬들과 마지막으로 만나는 시간에 곽희주는 모든 것을 쏟아냈다. 경기를 마친 뒤에는 딸과 함께 팬들에게 인사했다.

곽희주는 2003시즌 입단 이후 11년째 수원삼성 만을 위해 헌신해왔다.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37경기 중 25경기에 나섰고, 그라운드 위에서 늘 가장 믿음직한 플레이를 보였다. 3월 30일 전북현대모터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유일한 득점으로 전북 징크스 격파의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11월 27일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서는 50일 만의 무실점 승리(1-0)를 이끌며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멋진 마지막 홈 경기를 뒤로하고 곽희주의 이적설이 돌고 있다.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니다. 곽희주는 올해로 수원삼성과 계약이 만료된다. 아직까지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수원 측은 시즌이 마무리된 이후 재계약 문제의 매듭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간에 돌고 있는 방출 소문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일축했다.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원에 헌신해온 선수를 우리가 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선수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려고 한다. 남는 것을 원한다면 재계약을 할 수도 있고, 중동이나 해외에서 선수에게 좋은 제안이 온다면 보내줄 수 있다.”

축구 이적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및 중동 리그의 몇몇 클럽이 곽희주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보인 꾸준한 활약으로 한국 출신 수비수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 수원은 12월 1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를 끝으로 2013시즌을 마무리한다. 이후 선수단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곽희주는 12월 3일 열릴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베스트11 수비수 부문 후보에 올랐다. 2004시즌 이후 9년 만에 수상에 도전한다. 수원에서 11년을 보낸 곽희주가 2014시즌에도 수원의 중심에서 활약할지, 아니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수원삼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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