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에 나설 축구대표팀의 최종명단이 발표됐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오후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8인의 선수를 직접 발표했다. 유력하게 거론된 박주영, 정성룡에 김창수가 깜짝 합류하며 와일드카드 3인이 확정됐다. 여기에 구자철, 기성용, 지동원 같은 유럽파와 김보경, 김영권, 오재석, 윤석영, 박종우 등 본선 진출을 이끈 주역들이 포함됐다. 당초 홍정호의 부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될 것으로 보였던 이정수는 소속팀 알 사드의 반대로 와일드카드를 김창수에게 넘겨줘야 했다.


홍명보 감독 모두 발언: 2012년 런던올림픽 명단 발표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처음 취임 기자회견을 한 지 3년 4개월하고도 7일이 됐습니다. 그때 몇 가지를 말씀 드렸습니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저는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 그리고 창의적인 축구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가짐은 처음부터 흔들림 없이 이 순간까지 왔다고 자부합니다. 이제 마지막이 되겠죠. 앞으로 이런 자리를 몇 번이나 할 수 있을지,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일지 예측할 수 없지만 저는 처음처럼 마지막을 맞고 싶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저와 함께 올림픽으로 오는 과정을 이겨낸 선수들을 추리고 선정하는 지난 한달여의 과정이었습니다.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었지만 지금 이 순간은 결정을 해야 합니다. 바로 이 시간입니다.

◆ 런던올림픽 남자축구대표팀 최종명단
GK: 1번 정성룡(수원 삼성, 와일드카드) 18번 이범영(부산 아이파크)
DF: 2번 오재석(강원FC) 3번 윤석영(전남 드래곤즈) 4번 김영권(오미야 아르디자) 5번 장현수(FC도쿄) 12번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 14번 김창수(부산 아이파크, 와일드카드)
MF: 6번 기성용(셀틱) 7번 김보경(세레소 오사카) 8번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9번 지동원(선덜랜드) 11번 남태희(레퀴야SC) 13번 구자철(아욱스부르크) 15번 박종우(부산 아이파크) 16번 한국영(쇼난 벨마레)
FW: 10번 박주영(아스널, 와일드카드) 17번 김현성(FC서울)

Q. 중앙 수비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걸로 아는데 왜 와일드카드로 센터백(이정수)을 뽑지 않으셨는지?
홍명보 감독: 홍정호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대체 선수를 찾았습니다. 솔직히 어제 저녁까지 이정수 선수에 대한 소속팀의 답변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알사드에서 출전 금지라는 통보를 보내왔습니다. 이정수 선수가 갈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준비를 했는데, 결국 김창수 선수를 선택했습니다. 언론에 의해 거론된 몇몇 K리거는 저희가 제출한 50인 엔트리에 없었습니다.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지만 뽑을 순 없었던 이유입니다. 김창수 선수를 선택한 건 포지션별 안배를 위해서입니다. 원래는 중앙 수비수들이 풀백까지 보는 옵션을 생각했는데 김창수 선수의 합류로 중앙 수비수는 자기 포지션에만 전념할 수 있습니다.

Q. 백성동과 기성용의 몸 상태는 어떻습니까?
홍명보 감독: 백성동 선수는 이번주 초부터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기성용 선수는 현재 파주NFC에서 재활 훈련 중입니다. 저는 이 시점에 다른 부상이 선수들에게 오는 걸 원치 않습니다. 소집 후 충분히 회복 훈련을 할 것입니다. 그 뒤 경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백성동, 기성용 두 선수의 소집엔 문제가 없습니다.

Q. 선수 선발의 기준은 무엇이었습니까?
홍명보 감독: 컨디션과 기량, 그리고 경험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국제대회에 나가면 늘 첫 경기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 부분에선 경험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시아 대회와 다른 세계로의 도전인만큼 그 무대에선 큰 경험을 지닌 선수가 힘을 발휘할 것이라 봅니다.

Q. 박주영에 대한 기대가 특별하실텐데?
홍명보 감독: 지난주에 일본에 넘어가서 직접 확인을 하고 왔습니다. 멘탈적인 부분은 제가 굳이 얘기하지 않아도 짐작하시는 대로입니다. 피지컬적인 부분에서도 이번 주부터 팀(반포레 고후)에 합류해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경기 방식의 훈련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생각 이상으로 컨디션이 올라온 건 사실입니다. 감독 입장에서 많은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지만 그 선수도 단지 한명의 선수입니다. 경기에 즈음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출전할 수 없습니다. 경험치는 당연히 다른 선수보다 높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 아시안게임을 통해 박주영으로부터 느낀 부분이 있었고, 병역 논란에 대해 속을 터놓고 얘기할 때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박주영이 부담을 느끼는 건 걱정입니다. 그걸로 인해 자신의 경기력을 다 보여주지 못하면 우리 팀엔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Q. 예비엔트리 4인은 언제 발표 하실건지요?
홍명보 감독: 그 네명은 추후에 발표하겠습니다. 굳이 선발되지 않은 선수인데 여기서 얘기하는 건 그 선수들을 위해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 달리 예비엔트리 네명은 이번 런던 올림픽에 합류하지 않습니다. 18인 엔트리만 런던에 가서 훈련을 할 계획입니다. 만약에 부상 선수가 나타났는데 예비 엔트리 선수가 바로 넘어와 경기를 뛰어야 한다면 선수 선발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상 선수가 발생한다면 최종엔트리 내의 기존 선수가 그 자리에 들어갈 거고 예비 엔트리 선수는 합류해서 백업을 맡게 되는 차원입니다.

Q. 김현성 선수를 선발했습니다. 경기 출전이 꾸준하지 않은데요?
홍명보 감독: 경기를 못나가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조별리그에서 터프한 경기가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공격의 다양성 부분에서 김현성의 높이는 예선에서 확인했듯이 상대에게 무서운 존재입니다. 그래서 발탁했습니다. 지금 컨디션이 100%가 아니지만 좋은 컨디션으로 끌어올리는 건 온전히 저희들의 몫입니다..

Q. 많은 선수들이 탈락했는데 그들에 대한 미안함이 클텐데요?
홍명보 감독: 선수를 선발하는 것보다 제외하는 것이 더 힘들었습니다. 한달 전만 해도 발표 직전에 탈락한 선수들에게 미리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변했습니다. 같이 한 선수들, 선수 가족, 선수 팬들에게 정말 미안한 마음 갖고 있습니다. 감독으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Q. 유달리 부산 소속 선수만 세명이나 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조영철, 김민우 선수를 뽑지 않은 건 의외인데요?
홍명보 감독: 부산과의 상의는 잘 끝났습니다. 세명의 중요한 선수를 보내 준 부산 구단과 안익수 감독님에게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정성룡 선수를 보내 준 수원에게도 감사합니다. K리그가 불이익 받는 걸 원치 않았습니다. 팀별 밸런스를 생각했는데 부산의 경우는 모두 필요한 선수였습니다. 다행히도 구단에서 허락해줬습니다. 조영철, 김민우 선수는 마지막까지 고민한 게 사실입니다. 특히 김민우 선수는 2009년 U-20 월드컵 때부터 같이 발을 맞춰왔습니다. 하지만 포지션 상 다른 선수가 김민우 선수보다 나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에 제외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김민우 선수는 정말 마지막 밤까지 고민했던 선수입니다.

Q. 주장은 누가 맡게 되나요?
홍명보 감독: 소집 후 결정하려고 합니다. 리더십을 잘 발휘하고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가교 역할을 할 선수를 살피고 있습니다. 누구인지는 소집 후 결정하겠습니다.

Q. 정성룡 선수를 선발해야겠다고 결심한 시기는 언제입니까?
홍명보 감독: 정성룡 선수는 올림픽 최종예선이 끝나고 나서 그 포지션에는 경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단 걸 느꼈습니다.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윤성효 감독님과 5월 중에 통화를 한번 했고 그 뒤에 시간을 갖고 다시 정확히 얘기 드렸습니다. 이범영 선수와 김승규 선수가 세컨드 골키퍼인데, 두 선수는 다른 스타일입니다. 결국 이범영 선수는 택한 건 최종예선 때 다섯경기를 뛰었고, 본선 진출하는 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이 작용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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