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현대축구는 선수들에게 다양한 능력을 요구한다. 공격수에게는 골을 넣으면서 전방에서 수비까지 하라고 한다. 문전 앞에서 골을 ‘주워먹던’ 20세기 공격수들이 들으면 까무러칠 얘기다. FC바르셀로나에서 뛰려면 골키퍼도 패스를 잘해야 한다. 빅토르 발데스가 장거리 킥, 선방 능력을 갖추고도 키핑, 논스톱 패스 능력이 떨어지면 바르셀로나의 골문을 지키기 어렵다. 하나만 잘해선 밥 벌어먹고 살기 힘든 21세기 선수들이다.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이런 ‘멀티태스킹’ 능력을 즐기는 선수도 나타난다. 한두가지만 잘하면 된다고 교육해도 서너가지를 잘하려고 든다. 수비수 장현수(22, FC도쿄)는 학창시절 상대 공격수들을 골려 주면서 수비수의 참 재미를 깨달았다. 프로에 와서는 공격의 시작점이 되는 수비수의 멋을 깨우쳤다. 미드필더의 매력에도 흠뻑 빠졌다. 10월 말 휴가를 받아 서울 자택에서 휴식 중인 장현수는 배움의 욕심에 끝이 없어 보였다.

지난해 7월 2012 런던 올림픽 본선을 앞둔 시점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장현수는 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연습경기에서 무릎을 다쳐 런던을 밟지 못했다. 장현수라는 이름 석 자는 불운과 동의어였다. 그러나 한국나이 스물셋에 불과한 이 청년은 스스로 트라우마를 벗겨냈다. 그랬더니 눈 앞에는 그 전에 보지 못했던 축구의 참된 재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다시 뛰기 시작했다. 더 많이 배워서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뛰었다. 그리고 지금은 2014 브라질 월드컵을 향해 뛰고 있다. 올림픽 전후의 일련의 시간들, 그 안의 희로애락이 담긴 인터뷰를 공개한다.

빌드업(Build-up) – 장현수의 장기 중 하나. 자기 진영에서 상대 진영까지 공을 운반하는 작업을 일컫는다.
고2때 대구FC 선수 출신인 이승근 코치가 ‘수비는 계속 당하는 포지션이 아니다. 수비도 공격수들을 갖고 놀 수 있다’는 개념을 심어주셨다. 변일우 감독님은 경기가 안 풀릴 때면 드리블해서 공격을 전개하라고 지시를 많이 했다. 그때 현대축구에서의 수비수의 새로운 임무 ‘빌드업’에 대한 감을 익혔다. 그때부터 수비는 더 이상 공격만 막고, 공만 걷어내는 포지션이 아니었다.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배우고 싶어 택한 J리그의 도쿄 팀에선 패스를 줄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도 공이 온다. 센터백도 완전 미드필더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공을 주고 움직이고, 경기장을 한번 훑은 다음 공을 이어받으면 적절한 패스를 보내는 임무가 있다. 예전에는 시야가 좁았는데 훈련, 경기를 거듭하면서 많이 넓어진 것을 느낀다. 같이 뛰어본 센터백 중 가장 영리한, 또 J리그에서 가장 빌드업 능력이 좋다고 평가받는 모리시게에게도 많이 배우고 있다.

란코 포포비치 – 장현수를 애지중지하는 세르비아 출신 FC도쿄 감독.
선수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감독이다. 1군 선수 구성을 웬만해선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지식하지는 않다. 일종의 징크스라고 봐야 할 것 같다. 포포비치 감독은 평소에는 평범한 유럽인 같이 생활하는데, 그라운드 위에선 유달리 징크스가 많다. 예컨대 FC도쿄는 경기 전 미팅을 할 때 감독이 선수 개개인한테 일일이 설명을 한다. 순서가 있다. 레프트백, 센터백, 라이트백, 미드필더, 사이드 미드필더…. 만약 레프트백에게 지시를 내리고, 그 다음 차례인 왼쪽 센터백이
자리에 없다면 운동장, 복도까지 그 선수를 찾아 나선다. 그 선수가 돌아올 때까지 다른 선수에게는 지시를 하지 않는다. 한번은 나와 동료 한 명이 운동장에서 몸을 풀고 있었는데 감독이 나오더라. 내 동료에게 지시를 하는 걸 보고 ‘나도 여기서 지시를 받겠구나’하고 생각을 하는데, 그냥 들어가더라. 그리고 다시 나왔다. 순번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었다. 단체 미팅룸을 빠져나갈 때 문 앞에 서있다가 선호하는 선수(예를 들어 모리시게, 루카스)의 뒤를 쫒아가는 것도, 승리시 양복이면 양복, 트레이닝복이면 트레이닝복을 연속해서 입는 것도 징크스다. 이걸 다 어떻게 아냐고? 나도 징크스에 민감한 터라 내 눈에는 그런 것들이 많이 보인다.(웃음)

도이자키 코이치 피지컬 코치 – ‘디테일’을 일깨워준 축구 전문가.
도이자키 코치가 원래 축구를 하던 분이 아니다. 피지컬 코치를 전문적으로 오래하면서 뒤늦게 축구에 눈을 뜬 케이스다. 그 분이 도쿄(현 울산현대)에 있을 때 ‘현수, 너는 롱패스 정확성을 보강했으면 좋겠다. 스텝이 느리니까 스텝 훈련을 더 해야 할 것 같다’는 식의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같이 헤딩 훈련도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헤딩이 ‘점프를 해서 이마를 이용해 공을 멀리 보내는’는 단순한 행위라고 규정짓지 않고, 상체와 하체를 이용하면 공이 어떻게 더 멀리가는지 원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내가 한 번은 헤딩을 했는데 ‘현수, 자세가 안 좋아. 교정하면 더 좋은 헤딩을 할 수 있을거다’라고 상세하게 설명해주셨다. 그런 디테일이 실력 성장에 도움을 준 것은 분명하다. 지금도 그때 습관이 몸에 베어 일주일에 세 번씩은 스텝 훈련을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 – 2013년 6월 18일 이란과의 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에서 뛰었던 포지션.
그때가 A매치 데뷔전이었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긴장은 되지 않았는데 걱정은 됐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경기 전 우즈베키스타전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경고누적으로 이란전에 나서지 못한 (박)종우형(부산)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형처럼 할 수 있어?" 그랬더니 종우형은 네가 해오던 대로 편안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었다.
경기가 시작하고 얼마 뒤 든 생각은 ‘아 미드필더가 이렇게 힘든 포지션이었구나’였다. 활동량이 많은 기성용(선덜랜드), 구자철(볼프스부르크)형처럼 뛰었다간 90분을 다 소화 못할 것 같았다. 어찌됐든 최강희 감독님이 내게 수비형 미드필더 임무를 부여했다. 나는 오버래핑 나가는 측면 수비수들의 빈자리를 커버하고 역습에 대비하는 내 역할에 충실해야 했다. 수비에 신경을 쓰면서 쉽게 쉽게 주위의 동료에게 공을 전달하려고 했다. 실수를 안 하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아쉽게 0-1로 패했으나 월드컵 본선에는 진출했다. 나는 스스로 60점을 줬었다.
소속팀으로 돌아와 맞이한 히로시마산프레체전에서 바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되었다. 포포비치 감독이 내가 뛴 한국-이란전을 본 것이다.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리고 당시 주장 모리시게 마사토와 센터백 카가 켄이치 모두 몸상태가 좋았다. 세 명을 모두 내보내고 싶은데 자리가 두 자리여서 감독은 나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고자 한 것 같다. 그 경기에선 후반 45분에 박형진에게 골을 허용해 패했다. 미드필더가 힘든 포지션이라는 걸 또 한 번 깨닫게 해준 경기였다. 결과론적으로 좋은 경험이 되었다.

도쿄 - 일본의 수도이자 FC도쿄의 연고지.
우리 클럽하우스가 도쿄의 외진 곳에 위치해 있다. 시내(신주쿠, 시부야 등)로 나오려면 40분~1시간 정도 걸린다. 내 생활 패턴 자체가 훈련장→집→훈련장→집이고, 워낙 쉬면서 TV보는 걸 좋아해서 자주 나가지는 않는다. 시노쿠보 코리아타운에 있는 아는 형네 가게에 들르는 정도다. 마음 먹고 나갈 때는 어머니 또는 친구들이 놀러 왔을 때다.(웃음) (Q: 시골도시에서 생활하는 선수들이 부러워할 것 같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신주쿠, 시부야에 금방 가니까. 하지만 나는 고등학교때는 시간이 없었고, 대학교때는 돈이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냥 몸이 힘들어서 경기가 없는 날이면 집에서 쉬고 싶을 뿐이다.(웃음) 이것도 하나의 징크스라면 징크스인데, 경기 당일에 몸이 찌뿌둥하면 ‘어제 놀러 나가서 그런건가?’ 싶어 기분이 좋지 않다. 그게 싫어서라도 경기 전날에는 꼭 쉰다.

광저우 헝다 – 아시아 신흥 강호로 떠오른 중국 클럽. FC서울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장현수의 소속팀 도쿄와는 지난시즌 16강전에서 만났다.
작년 16강전에선 아쉽게 0-1로 패했지만 우리가 더 좋은 경기를 했다.(*주: 장현수는 벤치에서 지켜봤다.) 구단 강화부장은 팀 회식 중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광저우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는 너무 아쉽다. 더 잘할 수도 있었다. 다음에는 한 번 이겨보자!” 선수들도 콘카 등 광저우 선수들의 기량은 높이 사면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었다고 얘기하더라.
올해 광저우는 엘케손이 영입되고, (김)영권이형이 완전히 자리 잡으면서 전력이 한층 강해졌다. 그래도 서울과의 결승 2차전에서 결과가 어떻게 될 지는 아직 모른다. 서울이 어디에 나가서 ‘꿀릴’ 스타일은 아니지 않나. 하대성, 고요한, 고명진, 김진규 등 이름만 들어도 다 아는 실력있는 선수들이 많이 뛰고 있질 않나. 1차전은 경기 전날이어도 시청을 했다. 서울이 확실히 좋은 팀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2차전도 기대된다.

강등 – 절친한 선후배 동료인 최정한(오이타트리니타. 강등 확정), 백성동(주빌로이와타. 강등 위기), 한국영(쇼난벨마레. 강등 위기) 등이 J리그 1부리그 강등권에 속했다.
아, (백)성동이… 주빌로가 위험하다! 명문 클럽인데 안타깝다. 올 시즌 주빌로의 행보를 보고 축구계에선 무언가에 씌였다고 표현하곤 한다. 뭘 해도 잘 안 풀린다는 거다. 성동이에게 한 번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자 “우리 팀 선수들은 경기 전에는 파이팅 넘치는데 경기장에 들어서면 의욕이 없는 것 같다”고 부진의 이유를 설명하더라. (최)정한이형(*주: 연세대 선배)의 팀은 강등 확정이다.(한숨) (한)국영이형은 계약이 끝나니 아마도 이적할 것 같고. 뭐니뭐니해도 성동이가 걱정이다. 올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도 못했는데….
도쿄도 내가 입단하기 전 시즌을 2부리그에서 보냈다. 작년에는 한 번 강등권 근처까지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옛 기억 때문인지 잘 치고 올라갔다. 아직 경험하지 못했지만 강등이 되면 굉장히 씁쓸할 것 같다. 요새 K리그도 승강제를 하는데 근 2년간 지켜본 바에 의하면 확실히 승강제가 리그에 도움이 되긴 하다. 떨어지지 말아야겠다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다.


유럽 – 2012년 연세대를 떠나 FC도쿄에 입단한 장현수는 다음시즌 어쩌면 새로운 둥지를 찾아 떠날지도 모른다.
포포비치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난다. 감독이 바뀌어도 패스 플레이 위주의 팀 색깔은 바뀌지 않겠지만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한번은 (홍)정호형이 활약하는 분데스리가의 아우크스부르크-샬케04(샬케 4-1 승)전을 시청했다. 아우크스부르크-레버쿠젠전은 하이라이트를 챙겨봤다. 두 경기에서 정호형이 굉장히 잘하더라. 나도 수비수이기 때문에 저런 곳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일본은 시즌이 끝나면 팀 선수의 유럽 테스트를 적극 장려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있다. 같이 훈련해보고 마음이 맞으면 계약을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팀에 돌아와서 다음시즌도 함께 하면 된다. 아직 구단과 상의는 안 해봤는데 유럽에도 도전해 보고픈 생각이 있다. 일단 내가 이적한다면 그 팀은 도쿄처럼 나를 적극적으로 원하거나, 내가 원하는 축구 스타일을 지닌 팀이 될 것이다. 돈은 그 다음 문제다.

김진수 – 2011 콜롬비아 청소년 월드컵에 함께 출전한 동료. 올 시즌 J리그에 데뷔.
원래 잘하는 선수였다. 워낙 성실하고 인품도 훌륭하다. J리그에 와서 꾸준히 뛰면서 실력도 엄청 많이 늘었다. 많은 분들이 동아시안컵 호주전을 기억하시더라. 그때 좋은 경기를 하고, 다다음경기인 일본전에도 나섰다. 이대로 발전하고, 전 리그 경기(도쿄-니가타)에서 맞붙었다. 그때 나는 백업이었고, (김)진수는 후반 45분 즈음 부상으로 교체되어 나왔다. 경기가 우리의 승리로 끝났다. 인사를 하러 가려는데 다친 부위에 얼음 찜질을 하고 있는거다. 그리고는 바로 자기편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나도 바로 귀가했다. 그랬더니 얼마 안 있다가 진수한테 전화가 왔다. “형 너무 변한 거 아니야? 먼저 가다니!”. 라커룸 앞에서 한참 기다렸다고 투덜대더라. 나는 이렇게 답했다. “미안하다. 국가대표가 기다리는데, 내가 다시 가야되는데!”(웃음) 그 소리를 듣고 엄청 멋쩍어하더라. 하하.

홍명보호 – 다시 들어가고 싶은, 꼭 들어가야 하는 대표팀. 장현수는 8월 페루전 이후 9~10월 A매치 평가전에선 소집되지 않았다.
9월 아이티-크로아티아전에 결장했을 때 처음에는 마음이 아팠다. 느낌이 이상했다. 시간이 조금지나고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후에는 내가 많이 모자랐기 때문에 뽑히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10월 브라질-말리전 때는 부상이 조금 있었다. 마음을 먹은 탓인지, 크로아티아전 때처럼 마음이 아프지는 않았다.
집에서 한국-브라질전을 시청하면서 직접 뛰어보면 대단한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생각을 했다. 화면으로도 그들의 실력이 전해지더라. 여담이지만, 강팀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굉장히 잘해주었다. (Q: 11월 4일에 11월 A매치 명단 발표를 한다.) 뽑히면 가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안 뽑혀도 실망하지 않고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노력하면서 다음 기회를 기다리겠다.

홍정호&김영권 – 현 홍명보호 부동의 주전 센터백 듀오. 장현수는 이들을 따라가는 입장이다.
어찌 보면 내 라이벌이다. 홍명보 감독님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서 그런지 모든 면에서 능숙하다. 경기장 위에서 경기 흐름을 읽는 능력도 탁월하다. 둘간의 호흡도 잘 맞는다. 웬만해선 낄 틈이 없다.
대개 이런 라이벌들에게는 좋은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두 형들에겐 질투심을 느끼지 않는다. 같이 있으면 좋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배울 것이 많은 선배들이다. 평상시에는 장난을 많이 치는데 진지할 때는 또 엄청 진지하다. 영권이형은 특히 후배를 굉장히 잘 챙겨준다. 후배들도 잘 따른다.
동아시안컵때였다. 중국전 당시 나는 (황)석호형하고 센터백 위치에서 같이 뛰었다. 전반을 마치고 나오면서 나는 정호형, 석호형은 영권이형한테 조언을 구했다. 정호형은 진지한 표정으로 조언을 해주었다. 그때 중국이 생각보다 실력이 좋아 고생했었다. 형들의 조언에 힘입어 큰 위기 없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영권이형은 중국 리그에서 제 능력을 뽐내고 있다. 정호형은 유럽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내 생각에 정호형은 유럽에서도 성공할 것 같다. 언론에서 얘기하는 대로 ‘제2의 홍명보’가 되어가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나도 항상 그렇게(제2의 홍명보)처럼 되고 싶었지만 현재로선 나보다는 형이 그 위치에 가깝다. 그래도 뒤지지 않게 열심히 해야 한다.


브라질 월드컵 – 꿈에 그리던 무대 월드컵. 2012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 낙마한 장현수가 노리는 궁극적인 목표.
2년 전 남미 콜롬비아에서 열린 청소년 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이코노미 좌석에서 14시간을 날아가 미국을 경유해서 또 비행기를 타고 8시간, 3시간…. 가는 데에만 이틀이 걸렸다. 고도도 높고. 에효. 지금 생각하니 어떻게 경기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나고 보니 (만약 브라질에 가게 된다면) 그때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내겐 런던의 아픔이 있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 혼자 지내기 무서울 정도였다. 시간이 지나고 차츰 회복이 되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축구를 할 수 있게 해준 하늘에 감사한다’는 마음이 생겨났다. 마음은 아팠지만 좋은 계기로 삼고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오히려 올림픽 메달 땄으면 기고만장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수비시의 공격수와의 심리전을 비롯 다른 능력을 조금 더 보완해서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그리고 이왕이면 성동이와 같은 방을 쓰고 싶다.(웃음)

1991년생 – 에당 아자르, 오스카(이상 첼시) 하메스 로드리게스(AS모나코), 지동원(선덜랜드) 등이 1991년생이다. 장현수도 양띠.
남태희, 백성동, 석현준, 지동원…아, 이재명(전북) 선수도 1991년생이다. 김영욱(전남)도 뛰어난 선수다. 경기에 많이 못 뛰어 아쉽지만. 외국의 1991년생 중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닮은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기억에 남는다. 그때 우리 대표팀과 맞붙었는데 센터백으로 출전한 나뿐 아니라 어느 누구도 그 선수를 막지 못했다. 정말 힘들었다. 정말 잘하더라. 오스카도 뛰어난 기량을 펼치며 브라질의 대회 우승을 이끈 걸로 기억한다. 최근 많은 팬들이 1989년(*주: 구자철, 기성용, 홍정호 등), 1992년생(*손흥민, 김진수, 윤일록 등) 선수들을 주목한다. 그 년도에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났나보다. 우리도 더 분발해야 한다.(웃음)

인터뷰=윤진만 기자
사진=풋볼리스트, 한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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