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4라운드에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낼 이천수의 심정


[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이천수가 돌아온다. 임의탈퇴 해제 후 인천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복귀전을 위한 몸을 만들어왔던 그였다. 김봉길 감독도, 이천수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컨디션을 갖췄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천수에게 준비된 무대는 오는 31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대전과의 K리그 클래식 4라운드다. 2009년 전남에서 무단 이탈한 뒤 4년 만의 복귀전을 앞둔 이천수는 “내 욕심을 버리고 팀의 플러스 요인이 되겠다”며 달라진 자세를 보였다.

지난 2월 말 대표팀에 합류한 이천수는 당초 4월 중순에나 경기에 뛸 수 있을 거라 예상됐다. 1년이 넘는 공백기로 인해 몸 상태나 경기 감각이 모두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귀에 대한 이천수의 집념과 노력이 그 시간을 앞당겼다. 합류 당시 정상 체중으로 팀에 들어 온 이천수는 하루 두 차례의 훈련과 치밀한 몸 관리를 이어왔다. 인천의 이승재 트레이너는 “훈련 전, 후에 계속 관리를 받았다. 현재 몸 상태는 80% 이상이다. 경기에 나서는 데는 아무 문제 없다”고 말했다.

남은 것은 경기 감각이다. 아직 문전에서의 슛이나 프리킥의 예리한 맛은 부족하다. 이천수도 인정한 부분이다. 그래도 전술적 움직임이나 동료들과 만들어 가는 플레이는 이천수다웠다. 강력한 슛이 골망을 가를 때면 김봉길 감독과 동료들이 “좋아”를 연발하며 힘을 실어줬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신인 이석현과 함께 프리킥 연습을 20분 가량 더 했다. 아직은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힘이나 각이 나오지 않는 듯 계속 아쉬움을 삼켰다.

훈련 후 인터뷰를 가진 이천수는 대전전 복귀 가능성을 묻자 “기다리는 분들에게 인사를 할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다행이라면 과거의 복귀전들과는 달리 소속팀이 상승세(인천은 2승 1무로 리그 2위)에 있고 이석현, 남준재, 한교원, 찌아고 등 다른 선수들이 활약해주고 있어 부담이 덜하다는 것이다. 이천수는 “팀의 공격 옵션으로만 제 몫을 해도 된다”며 이천수의 인천이 아닌, 인천의 이천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 김봉길 감독이 대전전에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의무진도 몸 상태는 문제 없다고 하는데?
기다린 분들에게 인사해야 할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최종 투입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얘기를 하고 지시를 따라야 한다.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복귀전이 기대되지만 부담도 많이 된다.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게 나아진 건 사실이고 몸 상태는 좋다. 그래도 실전은 해봐야 아는 거다. 지금 인천의 경기력이 좋은 상황이다. 내가 플러스 요인이 되어야 한다. 출전 시간은 생각 안 한다. 축구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니까 투입되면 최선을 다하겠다.

- 예전에는 본인이 아닌 팀이 원하는 시점에 무리하게 복귀를 하다 보니 조바심을 내야 했다.
전남, 울산, 오미야 때는 팀이 승리를 갈구하는 시기에 복귀했다. 나갈 때마다 부담 백배였다. 그런 점에서 지금 인천은 편하다. 내가 기량이 살아 있으면 숟가락 하나만 얹는 걸로 팀의 전력이 배가될 것이다. 동료들도 많이 도와주고 있다. 팀의 공격 옵션으로만 활약해도 효과는 나올 것이다. 첫 경기에 시선이 집중될 거라는 걸 안다. 욕심을 내다 보면 부상이나 퇴장 등이 나왔던 경험이 있다. 그런 부분에 가장 신경 쓰겠다. 축구장에서 할 수 있는 합법적인 상황 내에서 강렬한 모습, 팬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잊지 않겠다.

- 복귀 전 나온 결혼 소식에 많은 이들이 놀라고 축하도 보냈다. 하지만 아내에 대해선 거의 공개하지 않았는데?
아내가 그걸 원한다.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던 사람이라서 그런 부분이라도 지켜줘야 한다. 임신을 한 상태기 때문에 나서길 꺼려 한다. 나의 그늘이 되어 준 여자다. 편해질 때까지는 존중해주고 싶다.

- 이천수하면 멋진 골과 열정적인 세리머니가 트레이드마크였다. 이번에도 준비 중인가?
예전엔 고민도 많이 했고 그로 인해 안 좋은 일도 있었다. 신중해야 한다. 골이 들어가야 세리머니를 할 수 있다. 그 부분에 신경 쓰면 정작 해야 할 걸 못한다. 물론 선수가 그 부분도 생각해야 한다. 돈을 내고 입장하신 분들께 기쁨을 드려야 할 부분이다. 옛날처럼 과한 행동보다는 의미 있는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 아직은 골을 만들기 위한 세밀한 플레이가 부족해서 따로 연습하고 있다. 그 부분만 채우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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