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직행을 이루겠다는 프랑스의 꿈은 3일천하로 끝났다. 안방에서 핀란드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자멸하는 듯 했던 스페인이 프랑스 파리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며 다시 유럽예선 I조 선두로 복귀했다. 스페인은 프랑스전 합계 1승 1무로 우위를 점해 자력 본선 직행이 가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스페인은 유로2008, 2010월드컵, 유로2012 대회를 연속으로 우승한 현재 세계 최고의 팀이다. 부동의 FIFA랭킹 1위다. 하지만 최근 페르난도 토레스와 페르난도 요렌테의 부진, 다비드 비야의 부상 등으로 최전방의 창이 무뎌졌고, 철벽방어를 펼치던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가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위기론에 시달렸다. 프랑스 원정에는 주전 레프트백 조르디 알바까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해 프랑스가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은 이만큼 잇몸도 강했다. 스페인은 득점 부담을 홀로 짊어진 다비드 비야를 돕기 위해 페드로 로드리게스를 짝으로 붙였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비야, 페드로이어진 FC바르셀로나 트리오가 공격진을 구성했다.

이니에스타는 섬세한 터치를 보였으나 마무리 슈팅 정확도가 아쉬웠다. 비야 역시 결정적인 상황에 슈팅이 허공을 갈랐다. 페드로는 놓치지 않았다. 후반 12분 번개 같이 문전으로 달려들며 논스톱 슈팅으로 프랑스 골망을 흔들었다.

2009/2010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바르사의 주전 공격수가 된 페드로는 당시 6개 대회에서 모두 득점하는 기록을 세우며 ‘해결사’로 불렸다. 측면 공격수지만 문전으로 파고드는 플레이와 양발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시도하는 임팩트있는 슈팅이 인상적이었다.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에서 중거리슈팅도 과감히 시도한다. 슈팅 보다 패스를 선호하는 바르사에서 두각을 나타낸 스타일이다.

페드로는 2009/2010시즌 활약으로 2010 월드컵 출전 기회를 얻었다. 이후 2선 공격진의 경쟁자 등장으로 후보로 밀렸으나 그의 결정력과 슈팅력이 진가를 발휘했다. 스페인 언론은 페드로에게 평점 10점 만점에 10점을 부여했다.

페드로의 결승골을 도운 것은 알바의 부상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은 나초 몬레알이다. 지난시즌 말라가 돌풍의 주역으로 지난 1월 아스널로 이적한 몬레알은 과감한 오버래핑과 예리한 크로스 패스로 스페인의 승리를 도왔다. 프랑스전을 통해 10번째 A매치를 소화한 몬레알의 활약으로 스페인 수비진은 더 많은 옵션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이제 알바가 부상에서 돌아오더라도 선발 주전 자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카시야스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운 골키퍼 빅토르 발데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전반 39분 프랑스 리베리와 맞이한 일대일 기회에서의 침착한 선방 외에 총 3차례 골과 다름없는 위기를 막아냈다. 바르사 골키퍼로 수 차례 사모라상을 수상하고도 어린 시절 보인 불안정한 모습에 대한 이미지로 저평가 받았던 발데스는 프랑스전을 통해 재조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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