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서울월드컵경기장] 한준 기자= 매 경기 새로운 조합과 실험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표팀의 풀백 옥석 고르기는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표팀은 26일 밤 카타르와 홈 경기에서 2-1로 승리했지만 A매치 6연속 실점을 기록하며 ‘무실점’이라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선 카타르전 대표팀의 좌우 풀백으로 나선 것은 박원재와 오범석이다. 파주에서 일주일 간 진행된 훈련에서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낙점 받았다. 오범석은 측면에서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박원재는 후반 15분 이근호의 헤딩골을 예리한 오른발 크로스 패스로 도왔다. 카타르전의 짜릿한 승리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하지만, 선제골 직후 이어진 실점 상황에서 측면이 무너졌다. 카타르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 하미드가 박원재를 제치며 공간을 만들었다. 공은 다시 반대편으로 넘어갔다. 왼쪽 측면에 위치해 있던 세바스티안 소리아가 칼판에게 볼을 내줬고, 칼판이 자유롭게 전진하며 마무리 슈팅으로 득점했다. 측면 수비가 견고하지 못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지동원이 중앙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자주 가져가면서 레프트백 박원재는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왼쪽 측면 공격을 자주 시도했다. 공격 가담은 좋았지만 수비는 위험한 상황을 자주 맞았다. 하미드의 힘있는 돌파 시도에 번번이 당했다. 측면 수비 밸런스가 무너지자 기성용이 후방 지원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전반적인 공격 라인이 뒤로 밀렸다.

라이트백 오범석은 비교적 안정된 수비를 펼쳤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나선 압델카림을 잘 막았다. 오범석의 후방 지원 덕분에 이청용은 마음먹고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오범석에 꽁꽁 묶인 압델카림은 후반 29분 고격수 마헤르 유세프와 교체됐다. 칼판에 실점을 내준 장면에서도 오범석은 압델카림의 측면 침투를 전담마크하고 있었다.

공격 가담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왼쪽 측면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 오범석까지 전진하기엔 부담이 있었다. 간헐적으로 전진해서 몇 차례 크로스 패스를 시도했지만 날카롭지 못했다. 이청용이 좋은 기술로 공간을 만들어냈지만 오범석과 시너지 효과를 냈다면 골과 가까운 장면을 더 많이 만들 수 있었다. 수비는 합격점이었지만 공격 파괴력은 개선이 필요했다.

최강희 감독 역시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수비는 훈련한대로 했다. 동작에도 문제가 있었고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측면에서 공격으로 전개하는 것을 많이 주문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안되면서 전반전에 경기 운영이 잘 안됐다. 전체적으로 수비진에서 점유하는 면이 안되면서 원하는 경기를 할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수비 조직력 문제는 하루 아침에 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추후 경기과 훈련을 거듭하며 개선될 수 있는 문제라고 자신했다. 절반의 성공 혹은 실패를 보인 대표팀의 풀백 조합에겐 아직 남은 숙제가 많다.

사진=한태일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