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가 우즈베키스탄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1점을 확보했다. 결코 쉽지 않은 원정 경기였지만 황선홍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중용했고, 미래를 현재로 당겨오는 효과를 봤다.

황선홍 감독은 모험을 단행했다. ‘백전노장’ 노병준을 포함해 김대호, 신진호, 이명주 등 4명을 제외한 13명은 모두 신인 선수로 구성했다. 사실상 2군이나 다름없었다. 포항의 유소년 클럽 시스템이 만들어낸 선수들을 주축으로 베스트 멤버가 나온 ‘강호’ 분요드코르와 맞섰다. 교체 선수를 포함해 그라운드를 밟은 14명의 선수 중 9명이 포항의 유소년 출신이다.

배천석, 박선주, 이광훈 등 어린 선수들은 처음 경험하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큰 무대에서의 경기를 대담하게 받아들인 것은 끊임없는 마인드 컨트롤의 결과물이었고, 공수를 막론하고 표출된 안정된 모습은 훈련의 결과다. 황선홍 감독은 동계 전지훈련에서 가졌던 11회의 연습 경기에서 가능성을 엿본 선수들에게 기회와 믿음을 동시에 줬다.

후반 15분 동점골을 성공시킨 이명주는 이제 겨우 프로 2년차다. 지난 시즌 신인왕을 수상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2년차 징크스’를 말하는 이들에게 실력으로 답했다. 후반 22분 역전골을 기록한 이광훈은 지난 시즌 교체로 1회 출전한 것이 프로경력의 전부였다. 포항은 비록 경기 종료 직전 다시 동점골을 내줘 무승부에 그쳤지만 어린 선수들이 미래의 자원이 아니라 언제라도 가용한 현재의 자원으로 가깝게 다가왔음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였다.

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우리 선수들의 역량을 전적으로 믿었다”며 “젊은 선수들도 당당히 패기있게 경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포항을 짊어갈 선수들이다. 계속 발전할 것이다”고 어린 선수들의 활약상에 만족감을 내비쳤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막판 실점 장면이다. 종료 직전 공격 후 역습 상황에서 무르조예프에게 일격을 당했다. 황 감독은 “역습 상황에서 중앙 수비가 공격에 가담을 자제했어야 했다”며 “어린 선수들이라 (경험상) 이 부분에 밸런스가 무너져 실점해”며 상황을 설명했다. 포항은 오는 16일 귀국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 블루윙즈를 상대로 리그 3라운드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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