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올 시즌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하는 포항스틸러스가 우즈베키스탄의 강호 분요드코르 원정 경기에서 승점 1점을 확보했다. 더불어 값진 교훈도 얻었다.

포항은 1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위치한 자르 스타디움에서 201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G조 2차전 경기를 가져 2-2 무승부를 거뒀다. 원정 경기에서 최소한의 성과를 거둔 것도 수확이지만 선수들 모두가 축구의 두 가지 기본을 다시 한 번 학습했다는 것이 더욱 큰 성과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포항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분요드코르와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났다. 지난 시즌 홈과 원정에서 모두 패했기에 분요드코르가 쉽지 않은 상대라는 것은 자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선홍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대거 원정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일부 팬들은 분요드코르가 어려운 상대이고 수원과 맞붙는 주말 K리그 일정을 감안해 황선홍 감독이 일부 마음을 접은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일 정도였다.

전반 초반 포항은 조심스럽게 상대의 전력을 탐색했다. 일단 수비에 중점을 두며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다. 하지만 전반 15분 올렉산드르 피슈르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내 특유의 패스 축구를 구사했다. 특히 후반에는 작정을 한 듯 공격을 펼쳤다. 후반 15분 이명주가 동점골, 후반 22분에는 이광훈이 역전골을 작렬했다.

평소 선발 명단에 자주 이름을 올리지 못하던 선수들이 ‘사고’를 낸 것이다. 자신이 내보낼 선수들에 대해 “충분히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개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움직이는 것이다”고 말했던 황선홍 감독의 용인술과 팀 정신이 증명되던 순간이다.

휘슬이 불릴 때까지 뛰어라
역전골 이후에도 포항의 공세는 멈추지 않았다. 아예 한 골을 더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역전으로 인한 자신감이 경기력으로 나타냈다. 특히 마음이 급해진 분요드코르가 성급하게 포항 진영으로 공격을 시도하며 역습시 뒷공간이 열리는 경우가 있었다. 자연스럽게 포항의 역습 기회로 이어졌다.

물론 전체적으로 포항은 서두르지 않았다. 그라운드와 시간을 효율적으로 조절하는 경기 운영의 묘를 살리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위험 지역에서 상대 선수와 마찰이 있을 때 마다 석연찮은 파울 판정으로 위기 상황을 맞기도 했다. 다행히 상대 공격시 마다 수비 가담률을 높이고 집중력을 높혔다.

전광판 시계가 멈추던 시점 까지 포항은 성공적으로 경기를 장식했다. 승점 3점이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4분의 추가시간이 발목을 잡았다. 포항의 빠른 공격 후 이어진 분요드코르의 역습 상황에서 카사노프의 크로스를 무르조예프로 쇄도해 골로 연결했다. 추가시간 종료 30초를 앞둔 시점의 일이었다. 수비진 사이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순식간에 다 잡은 승점 2점을 날린 이 순간 역시 휘슬이 불리는 순간까지 공을 놓치지 않고 뛰어야 한다는 기본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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