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한준 기자= “골을 먹는 것 보다 더 많이 넣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2013시즌 수원블루윙즈 감독으로 부임한 서정원 감독의 철학이다. 서정원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출전 선수 명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중 수비 성향만 가지고 있는 선수는 중앙 수비 둘 뿐이다. 중앙 수비 둘 조차도 득점력을 겸비했다. ‘토탈 공격’이다.

2라운드까지 진행된 K리그 클래식에서 수원은 3골을 넣었다. 서정진, 조동건, 김두현이 골맛을 봤다. 모두 팀 플레이를 통한 골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공격 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강원전에 몰아친 정대세의 파괴력도 대단했다. 공격은 합격점이었다. 문제는 수비였다. 센트럴코스트와 원정 경기에서 쉼 없이 흔들렸고, 성남전에도 여러 차례 위기를 겪으며 실점했다. 강원과의 경기에서도 상대 공격수 한동원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는 행운이 따랐다.

단단히 뒷문을 잠그고 나선 중국팀 귀저우와 AFC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선 처음으로 정대세를 명단에서 제외하고 새로운 조합을 실험한 공격진이 숙제를 얻었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수비 위주로 나선 팀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에 대해 좋은 것을 배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귀저우전은 공격진의 무득점보다 수비진의 무실점을 칭찬할 수 있는 경기였다. 귀저우 공격진은 보스니아 국가대표 콤비인 무슬리모비치와 미시모비치로 구성되어 있다. 높이와 힘, 기술을 겸비했다. 무적선방을 보인 정성룡 골키퍼도 대단했지만, 이날은 수비라인도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서정원 감독은 “곽희주 선수가 회복되면서 중앙 라인 수비도 안정 취해가고 있다. 조지훈에게 수비 가담 역할을 맡겼다. 높이에 대비하고 수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라며 안정된 수비의 비결을 밝혔다.

곽희주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이들을 봉쇄했다. 전방으로 뛰어들어가 공중볼을 경합하고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벌였다. 2003년 수원선수로 데뷔한 이후 11시즌째 수원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곽희주는 자타공인 K리그 최고의 수비수다. 지난해 수원의 주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설명이 필요없는 수원 수비의 터줏대감이다.

김두현의 짝으로 나선 중앙 미드필더 조지훈의 깔끔한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조지훈은 포백을 보호하는 위치와 두 센터백 사이 라인을 오가며 상대 압박과 공중볼 경합에 기여했고, 세련된 패스 플레이로 서정원 감독이 꾸준히 지적하고 있는 “수비 라인에서부터의 공격 빌드업”도 해냈다. 연세대 출신으로 2011년 수원에 입단한 조지훈인 패싱 능력이 장점인 선수지만 188센티미터의 장신으로 현대 축구가 요구하는 다양한 능력을 갖췄다. FC바르셀로나의 세르히오 부스케츠나 레알 마드리드의 사비 알론소가 수행하고 있는 역할이다.

수원의 허리는 향후 더 강해질 예정이다. 조지훈의 성장세도 가파르지만, 박현범이 부상을 털고 팀 훈련에 합류했고, 이용래 역시 4월 말에는 복귀가 유력한 상황이다. 시즌 초반에 나온 문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서 감독의 말대로 시간이 가면서 하나씩 개선되고 있다.

사진=수원블루윙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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