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마드리드(스페인)] 류청 기자= 레알 소시에다드(이하 소시에다드)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돌풍을 넘어 태풍으로 커나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프랑스 출신의 필립 몽타니에 감독이 있다.

소시에다드는 10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비센테 칼데론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라리가’ 27라운드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1-0으로 꺾고 4위로 올라섰다. 빅3와는 승점 차이가 좀 나지만 세비야, 말라가 그리고 발렌시아와 같은 강호들과의 대결에서는 한발 앞서가고 있다.

돌풍의 근원은 경기력이다. 아틀레티코와의 경기에서도 효과적인 축구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소시에다드는 중앙에 집중하면서 양쪽 측면 공간을 순식간으로 줄이고 또 버리는 전략으로 아틀레티코를 압박했다. 아틀레티코는 중앙에서 막히면서 측면에서 부정확한 크로스를 날려야 했다. 공격을 차단하면 사비 프리에토와 앙투안 그리즈만 그리고 카를로스 벨라를 이용한 빠른 역습을 했다.

골장면은 소시에다드의 효율성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역습 상황에서 아틀레티코가 비워둔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든 프리에토가 슈팅 한 번으로 골을 터뜨렸다. 몽타니에 감독의 전략과 전술을 선수들이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라다멜 팔카오도 힘을 쓰지 못할 정도였다.

몽타니에 감독은 국내에도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프랑스 발랑시엔FC에서 남태희를 거느렸었다. 남태희는 몽타니에 감독이 있을 때 공격적인 재능을 인정받아 맹활약했었다. 2011년 감독이 바뀐 후 고전하다 결국 카타르로 떠났다. 이와는 반대로 몽타니에 감독은 스페인에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경기가 끝나자 현지 기자들은 몽타니에 감독에게 가장 많이 달라붙었다. 몽타니에 감독은 스페인어, 불어로 연달아 인터뷰를 한 뒤 기자 앞까지 왔다. 그는 “전에 발랑시엔에서 보지 않았나?”라고 먼저 물은 뒤 본론에 들어갔다. “아틀레티코는 좋은 팀이다. 이기기 위해서 준비를 많이 했고, 이겨서 기쁘다”라며 “경기가 쉽지는 않았다. 선수들이 잘해줬다”라고 이야기했다.

몽타니에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면 팀과 계약이 끝나는데, 팬들을 비롯해 구단 수뇌부까지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조심스러운 것은 본인 뿐이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다음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라면서도 “어린 선수들과 2년 동안 훈련하면서 많이 성장했다. 앞으로도 여기서 더 큰 발전을 이뤘으면 좋겠다”라고 은근히 잔류 의사를 풀어 놓았다.

버스에 오르기 전, 몽타니에 감독은 남태희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남태희의 소식을 알고 있다. 얼마 전 파리 생제르망과의 친선경기에 뛰는 것도 봤다”라며 “남태희는 정말 좋은 선수다. 그의 미래는 밝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서 카타르 리그보다 더 수준이 좋은 리그로 옮겨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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