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풀어 쓰면 마이크로폰 체커(Microphone Checker). 래퍼들이 자신을 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다. 얼마 전 큰 논란을 몰고 온 가수 신동현도 MC몽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다.

병역 기피 의혹은 많이 나왔다. 그래서 조금 다른 관점에서 생각을 해봤다. 여기서 의문 한 가지. MC몽을 마이크로폰 체커, 즉 힙합 음악을 하는 래퍼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내 대답은 단호하게 ‘NO’다.

MC는 자신의 이야기 또는 자신이 만들어낸 가상의 이야기를 직접 써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MC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노래에 담아내는 이유도 직업이 래퍼이기 때문이다. 기자가 기사로 이야기를 하듯 래퍼도 마찬가지다. 랩이라는 훌륭한 도구를 이용하는 게 진정한 힙합이다.

MC몽이 지난 11월 3일 6집 앨범 'MISS ME OR DISS ME'로 돌아왔다. 2009년 이후 5년 만이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바닥까지 추락했다고 돌아온 탓에 많은 관심을 모았다. 병역 기피에 대한 논란이 여전이 있는 가운데 자숙 기간에 작곡가 이단옆차기로 활동한 것까지 밝혀져 여전히 문제다.

자, 그럼 이제 MC몽의 6집 가사를 보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컴백했는지는 보고 싶었다. 병역 기피 논란으로 5년간 고생했다는데 그럼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멜로디보다 가사와 제목부터 봤다. 앨범 타이틀부터 자극적이다. 해석하면 ‘그리웠거나 깔아뭉개거나’ 정도다. 뭐, 그럴 수 있다. ‘조금 억울한 부분이 있었겠지’ 하며 가사를 더 자세히 들여다봤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그냥 주구장창 ‘억울하다’, ‘나는 슬프다’, ‘버림받았다’, ‘루머로 당했다’는 식의 가사가 나온다. 물론 “제 이야기 아니라 그냥 가상인데요?”라고 해명하면 나도 할 말이 없다. 그런데 정황상 그렇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가사에는 그냥 무의미한 형용사뿐이다. 나는 묻고 싶다. “그래서 뭐? 뭐가 그렇게 억울하고 슬펐는데? 이유를 말해봐, 내용을 말해줘”

가사에 나온 형용사를 설명할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 억울하다는 말툰데 뭐가 억울한지는 말하지 않았다. 슬프다는 데 왜 슬픈지는 쓰지 않았다. 몽 앞에 MC를 붙여놓고 저런 가사를 쓰다니…. 황당하다.

MC몽의 이번 앨범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중이 오해하는 부분? 의혹 속에서도 억울한 게 있을 수 있다. 본인도 스스로 가사로 말했으니. 그러면 설명 또는 해명을 하든가. 미안하고 죄송한 부분이 있으면 사과의 메시지를 음악으로 만들든가.

가사는 직접 썼다는데 나는 사실 이 것도 100% 믿을 수 없다. MC몽의 6집 가사는 이도 아니고 저도 아니다. 그냥 돈 벌려고 만든 앨범일 뿐이다. 노래에는 어떠한 의미도 담지 않았다. 앞선 5집까지도 그냥 뻔한 남의 사랑이야기였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다를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냥 뻔한, 허공에 이야기하는 ‘대중 가요’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MC몽은 MC가 아니다. 그냥 몽이다. 래퍼가 아니라 그냥 단순히 말하듯 노래하며 흥얼거리는 대중 가수일 뿐이다. 병역 기피 의혹을 떠나서 MC로서의 자질에 물음표를 던지고 싶은 것이다. 어디 가서 힙합 한다고 말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냥 대중 가수 정도?

발라드 가수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쉽지 않다. 사랑에만 특화된 케이스다. 그런데 MC 즉 래퍼라는 직업은 언제든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MC몽은 분명 어떠한 상황에 처한 특수한 가수다.

그랫 더욱 이 앨범을 왜냈는지 모르겠다. 노래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노래로 돈을 벌고 살아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나보다. 이제는 멜론 등 음원 사이트에서 이 음악을 분류할 때 힙합이 아니라 대중가요 카테고리로 넣어야한다.

힙합 카테고리에서 음악을 찾아 들어보는 나 같은 사람이 피해보지 않게 말이다.

::<김환의 컨트롤비트>는 고개를 살짝만 틀어 세상을 즐기자는 취지에서 만든 개인 블로그다. 그렇다고 무작정 '디스(Disrespect)'만 하진 않겠다. 재미와 흥미만 있다면 뭐든지 쓰겠다. '노잼'은 '죄악'이기 때문에 그것만은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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