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 마이너 버전일 줄 알았던 A조에선 러시아가 먼 발치로 치고 나갔다. 체코를 대파한 러시아는 개최국 폴란드와의 2라운드에서 승리할 경우 8강 진출을 확정 짓는다. 개막전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는 데 그친 폴란드는 반전을 노린다. 낭떠러지에 선 체코와 승리가 필요한 그리스는 사생결단을 벌인다.

※ 매치업: 폴란드(FIFA랭킹 62위, 1무, A조 2위)vs러시아(FIFA랭킹 13위, 1승, A조 1위)
폴란드는 개막전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리스를 상대로 전반에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선제골까지 터트렸다. 상대 수비수의 퇴장으로 수적 우세까지 누렸지만 리드한 상황에서 승리하는 법을 모르는 경험 부족을 나타냈다. 그리스의 예리한 역습에 실수를 연발하며 동점골을 헌납했고, 골키퍼 슈체스니는 페널티킥을 내주며 퇴장 당했다. 위기의 순간 교체 골키퍼 티톤이 페널티킥을 막았고 가까스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1라운드에서 폴란드의 장단점을 극명히 드러났다. 레반도프스키, 브와슈치코프스키, 피스첵의 도르트문트 삼총사의 시너지 효과는 돋보였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했다. 남은 조별리그에 나설 수 없는 슈체스니는 티톤이 대신한다. 러시아는 체코전에서 무서운 공격력을 자랑했다. 아르샤빈, 지르코프, 파블류첸코, 지리아노프 등 4강에 올랐던 유로2008 멤버가 건재하고 자고예프 같은 걸출한 신예가 가세하며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개최국을 상대로 하는 2라운드는 조금 더 신중한 경기를 펼치겠다는 아드보카트 감독이다.

※ 관전포인트: 원한이 담긴 승부
양팀의 맞대결의 변수는 역사적 감정이다. 구소련은 세계2차 대전 후 스탈린 체제 하에서 폴란드는 통치했다. 폴란드에겐 치욕의 시대였다. 러시아의 우파들은 여전히 폴란드를 자신들의 식민지로 인식한다. 폴란드 당국은 이날 경기에 대규모의 군경찰을 동원해 소요사태 발생을 차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라운드 위만큼은 정부도 통제할 수 없다.

※ 출사표
프란시스첵 스무다(폴란드 감독): “첫 경기에서 승리를 놓친 건 아쉽지만 팀 분위기는 좋다. 우리에겐 놓쳐선 안 되는 기회다. 러시아는 강하지만 이긴다는 목표로 적극적으로 경기하겠다."
딕 아드보카트(러시아 감독): "개최국을 상대로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공격은 더 날카롭도록 준비하겠지만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두 나라의 정치적, 역사적 갈등은 내겐 축구 외적인 문제다.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 풋볼리스트의 예감
폴란드-러시아
2-2 (요정), 1-1 (미뽀)

※ 매치업: 체코(FIFA랭킹 27위, 1패, A조 4위)vs그리스(FIFA랭킹 15위, 1무, A조 2위)
한때 동유럽 축구의 지존으로 통했던 체코는 세대교체 실패를 러시아전에서 톡톡히 실감했다. 체흐와 로시츠키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지만 그들만의 존재감으로 유럽선수권 본선 승리를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리스전에서도 승리를 거두진 못한다면 그들의 유로2012는 일찍 끝날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는 대패의 위기를 살핑기디스를 비롯한 노장들의 투혼과 산토스 감독의 용병술로 탈출했다. 폴란드전에서 문제를 노출한 수비라인을 얼마나 잘 정비했느냐가 관건. 공격진도 정적인 움직임의 사마라스보다는 살핑기디스, 포르투니스 등에 기대를 건다.

※ 풋볼리스트의 예감
체코-그리스
1-2 (요정), 2-1 (미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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