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유럽의 여름은 뜨겁다. 4년에 한 번씩 열리는 유럽선수권대회(이하 유로) 개최지의 여름은 더욱 그렇다. 올해는 유로2012의 공동개최지인 폴란드/우크라이나가 바로 그 뜨거운 열기의 진원지다. 그 중심에 놓인 것은 단연 축구다. 유럽 최고의 축구 실력을 자랑하는 16개국의 톱 플레이어들이 모여들었으니 화끈한 명승부를 기대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것이 결례다. 하지만 축구 이외에도 이곳의 여름을 뜨겁게 달구는 이들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축구를 찾아 모여든, 그리고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유럽의 미녀들이다. 오늘 두서있는 유로기행은, 잠시 쉬어가는 의미에서 축구 대신 미녀들을 소개하는 外傳을 준비했다. 출발은 우크라이나다. 하리코프 거리에서 만난 9명의 숙녀들, 말하자면 우크라이나판 소녀시대와 함께 아주 잠시 축구를 잊고 모니터를 주시하자.


1. 우크라이나는 참 땅이 넓은 나라다. 키예프에서 가장 가까운 개최지인 하리코프까지 이동하는 데에도 고속 열차로 5시간은 족히 걸린다. 경기장에 출근 도장을 찍고 요기를 위해 지하철을 타고 시내를 향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시내 한 지하철역을 빠져 나오는데 구릿빛 피부의 헐벗은 미녀 부대가 도열해 있는 게 아닌가. 다소 민망한 그들의 뒷태를 피해 다른 남성 동지들처럼 앞쪽으로 이동했다.


2. 정체불명의 처자들의 수는 모두 아홉. 그래서 우리는 그녀들을 우크라이나 소녀시대(이하 '우소녀')라 부르기로 했다. 우소녀들의 앞태는 다행히 뒷태보다 훨씬 덜 민망했다. 지나가던 과객, 아니 축구팬들을 향해 야릇한 미소를 보내던 그녀들은 함께 사진을 찍고자 하는 수 많은 남성들에게 친절한 포즈로 답했다.


2-1. 우소녀의 친절한 포즈에 좋아 죽는 포르투갈 사나이. 우소녀 센터걸들의 접촉 범위가 제법 넓다. 그녀들의 과감한 스킨십에 포르투갈 사내는 입을 다물줄 모른다.


2-2. "어머, 니들이 유럽 챔피언팀의 팬이구나~" 미성년자에게는 그에 걸맞는 포즈. 하지만, 나이 어린 첼시팬 두 녀석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그래 니들도 남자였지.


2-3. 사진에 만족못하고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는 포르투갈 응원남. 아, 이 부질없는 미련이여. 여자가 전화받는척 할때는 얼른 자릴 떠주는게 예의라네. 애써 시선을 외면한 채 흑발 휘날리며 팔짱 끼고 선 '우소녀'의 원톱 배꼽녀. 우크라이나의 윤아? 태연? 유리? 효연? 원톱 이름은 읽는 사람 맘대로.


3. 하리코프 팬존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콜라녀. 동료들과 함께 신나게 춤을 추다가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언제 춤을 추었냐는듯 정지 동작으로 포즈를 취한다. 왼쪽은 콜라녀의 매니저(?).


4. 우크라이나 홍보녀. 키릴 문자로 쓰여져 뜻을 알 수 없는 팻말을 들고 수줍은 미소로 행인들과 인사를 나눈다. (풋볼리스트를 제외한) 남성들 모두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모두 한번씩 찰칵.


4-1. 급기야 한 러시아 응원남은 두 미녀와 함께 사진을 찍게 되자 혈압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우크라이나 귀요미 홍보녀(왼쪽)은 러시아 응원남의 겨땀이 부담스러웠는지 슬며시 거리감을. 오른쪽 홍보녀 지못미.


5. 이번 유로2012 자원봉사단 모집에는 전세계 140여개국에서 무려 2만 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지원했다. 그 중 5천명 정도가 선발되어 대회가 열리는 8개 도시에서 무보수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 자비를 들여 이곳까지 날아와 숙박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이들의 봉사 정신은 존경할만하다. 또한, 여느 대회와 달리 미녀 자원봉사자가 많은 것도 눈에 띄는 대목. 농담처럼 "미모 순으로 선발한 것이냐"는 항변이 나올만하다. 하리코프 중앙역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자봉녀 둘, 자봉남 하나. 자봉 꽃미남의 턱 괸 포즈가 인상적.


6. 경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두 명의 우크라이나 소녀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7. 하리코프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경기는 포르투갈의 역전승으로 끝났다. 대회 전 4강 후보로 꼽히던 네덜란드는 3전 전패로 탈락했다. 어느 팀을 응원하는지 알 수 없는 표정의 하리코프 자봉녀가 피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이 경기를 끝으로 하리코프는 유로2012 일정을 모두 마쳤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자봉녀의 눈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느낌.


8. 모든 경기가 현지 시간으로 밤 11시반이 넘어 끝나므로 취재진들은 모두 밤을 새야 한다. 다음날 아침 하리코프에서 키예프로 돌아오는 기차 안. 건너편에 앉은 우크라이나 핑크녀의 표정이 어딘지 쓸쓸하다


9. 지친 몸으로 되돌아온 키예프. 아침 식사를 거른데다 중간에 환승까지 해야했다. 주린 배를 채우려 키예프 역에 내리자마자 눈에 띈 와플 노점으로 걸음을 옮겼다. "메이 아이 해프 와플 앤 커.. 응?" 아니, 이럴수가. 어찌된게 이 나라는 노점상까지 미녀다! 영어를 모른다며 수줍게 웃는 키예프 와플녀에게 손짓발짓으로 와플과 커피를 주문했다.


9-1. 아직 일이 서툰지 날은 더운데 와플은 나올 생각을 않는다. 하지만 와플녀의 미소 앞에 누가 짜증을 낼 수 있으랴. 오래 걸려 미안하다는 "쏘리, 쏘리" 그녀에게 카메라를 내밀었다. 환하게 웃으며 탁자를 정리하더니 자연스런 포즈를 취한다. 나는 그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와플을 먹을 수 있었다. 노점상까지 아름다운 그곳, 키예프의 어느 멋진 날.

※ 外傳격인 본 포토기행에는, 약간의 과장과 흥분과 찬사가 뒤섞여 있을 수 있음을 여기 밝힙니다. 이상, '축구의 모든 것' 풋볼리스트 유로2012 원정대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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