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권태정 기자= 위르겐 클롭 감독은 리버풀에서 네 달 조금 넘는 시간을 보냈다. 영국무대에서의 첫 우승 도전 상대는 맨체스터시티에서의 시간이 약 세 달밖에 남지 않은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이었다.

클롭 감독이 영국 무대에서의 첫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리버풀은 29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맨시티와의 ‘2015/2016 캐피털원컵(리그컵)’ 결승에서 패했다. 리버풀은 실점 이후 후반 막판 필리페 쿠티뉴의 극적인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으나,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지난 10월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클롭 감독에게는 리그컵이 자신의 지도력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후 감독 자리에 앉았지만, 리버풀은 ‘2015/2016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큰 도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현재 리버풀은 로저스 감독 경질 당시 10위에서 한 계단 오른 9위다. 클롭 감독 부임 이후 치른 EPL 18경기에서 7승 5무 5패를 거둬 승점 26점을 얻었다. EPL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을 리그컵 우승으로 만회할 수 있었던 셈이다. 게다가 리버풀은 2012년 리그컵 우승 이후 다른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없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의미가 남달랐다.

클롭 감독 개인에게는 영국 무대에서의 첫 우승도전이었다. 클롭 감독은 독일에서만 지도자 생활을 하다 리버풀을 통해 처음으로 영국 무대에 도전했다. 만약 리버풀이 리그컵 우승을 차지했다면 클롭 감독은 자신이 맡은 팀 중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었다.

2010/2011시즌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클롭 감독이 보루시아도르트문트의 지휘봉을 잡은 지 3년만의 일이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 시즌인 2011/2012시즌에는 분데스리가와 DFB포칼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클롭 감독에게 리버풀에서의 네 달은 우승에 도전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웸블리에서의 패배는 클롭 감독에게 또 하나의 아픈 기억을 남겼다. 클롭 감독은 도르트문트 시절 2012/20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뮌헨과 웸블리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결과는 1-2 패배였다.

맨시티전 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클롭 감독은 3년 전 웸블리의 기억을 “내 인생에 최고의 날이자, 최악의 날”로 당시를 회상하며 “웸블리는 훌륭한 경기장”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웸블리와의 악연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지였지만, 이번 승부차기 패배로 다시 악연이 생겼다.

클롭 감독은 리그컵 우승을 놓친 데 대한 심정을 솔직히 드러냈다. 클롭 감독은 “오늘 밤 우리 기분은 쓰레기 같다. 좋다(편하게 말하겠다). 기분이 똥(shit) 같다”며 웃었다. 클롭 감독은 “다시 결승에 올랐을 때, 졌을 때의 기분을 알아야 이길 때의 기분도 느낄 수 있다”며 리버풀에서의 우승 도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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