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권태정 기자= 미국여자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애비 웜바크(35)가 은퇴했다. 많은 여자축구선수들에게 영웅으로 불려온 그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웜바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뉴올리온즈에서 열린 중국과의 친선전을 통해 미국국가대표로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 우승 기념 투어의 마지막 경기로 열린 이번 친선전에서 미국은 0-1로 패하며 2004년부터 이어진 홈 무패 행진을 끝내게 됐다. 하지만 결과와 관계없이 웜바크의 은퇴 경기라는 점에서 온 미국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선발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빈 웜바크는 후반전 교체되며 칼리 로이드에게 주장 완장을 건넸고 마지막으로 축구화를 벗었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웜바크에게 동료들과 32,950명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경기 후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웜바크는 감회에 젖어 끝내 눈물을 흘렸다. 미아 햄(43) 이후 미국여자축구의 상징이었던 웜바크의 발자취를 키워드로 돌아봤다.

#255경기
중국과의 은퇴경기는 웜바크의 255번째 A매치였다. 2001년 9월 독일과의 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한 웜바크는 2004년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미아 햄과 자연스러운 바통터치를 이루며 미국여자축구 최고의 스타로 자리했다. 255경기 동안 웜바크는 네 번의 월드컵(2003, 2007, 2011, 2015)과 두 번의 올림픽(2004, 2008)을 치렀다.

#184골
웜바크의 A매치 184골은 미국여자대표팀 최다 골 기록이자, 남녀 축구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골 기록이다. 네 번의 월드컵에서 총 14골을 넣었고, 두 번의 올림픽에서는 총 9골을 넣었다. 자신의 고향인 로체스터에서 2009년 열린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100번째 골을 넣었으며, 미아 햄의 158골 기록을 깬 것은 2013년 한국과의 경기였다. 당시 미국은 한국을 상대로 5-0 완승을 거뒀는데, 4골을 웜바크가 넣었다.

#올해의 선수
웜바크는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수 많은 개인상을 받았는데, 그 중 가장 큰 상은 2012년 받은 FIFA 올해의 선수상이다. 남자축구로서는 발롱도르에 해당하는 상이다. 미아 햄 이후 미국 선수가 이상을 받은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웜바크가 ‘2012 런던 올림픽’을 우승으로 이끈 뒤였다. 이외에도 웜바크는 2011년 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운동선수상을 받았고, 6번의 미국 올해의 선수상(2003, 2004, 2007, 2010, 2011, 2013)을 수상했다.

#LoveWins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우승 당시 웜바크는 자신의 파트너인 사라 휴프먼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 합헌이 결정한 직후였기 때문에 웜바크의 모습은 더욱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당시 유행한 ‘Love Wins(사랑은 승리한다)’라는 해쉬태그와 함께 SNS상에서 화제가 됐다. 웜바크는 2013년 휴프먼과 결혼하기 전까지 커밍아웃(동성애자임을 공식적으로 밝히는 일)을 하지 않았는데, 이에 대해 “나는 커밍아웃을 할 필요가 없다. 한 번도 숨어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해 성소수자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다.

#스타
웜바크는 뛰어난 운동선수임에 더해 스타성 면에서도 큰 가치를 지녔다. 나이키, 게토레이, 파나소닉 등 굵직한 브랜드들과 후원계약을 맺고 모델로 활동했으며 많은 광고 수익을 올렸다. 기부나 자선활동에도 많이 참여했으며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복지 활동이나 성소자들의 인권 향상을 위한 캠페인에 적극적이었다. 여성운동선수를 대표하는 스타로서 여성의 스포츠 참여나 여성운동선수들에 대한 처우 개선에도 앞장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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