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1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132명의 사망자를 낸 테러는 여러 축구 경기의 취소로 이어지고 있다. 벨기에와 독일에서 예정돼 있던 친선경기가 연달아 취소됐다.

테러의 주요 목표 중 하나가 당시 파리에서 열리고 있던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경기였다는 것이 밝혀진 뒤 축구계는 18일로 예정돼 있던 친선경기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하는지 논란에 휩싸였다. 그 중 가장 먼저 취소된 건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벨기에와 스페인의 친선경기였다.

브뤼셀은 테러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장소로 지목됐다. 파리 테러의 모의와 배후에는 벨기에 출신 극단주의자들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취소가 발표된 뒤 벨기에 경찰은 프랑스와 공조하며 브뤼셀 서부 지역을 대대적으로 수색해 용의자 7명을 체포했다. 테러 주모자들의 근거지 바로 옆에서 경기를 가질 순 없는 상황이었다. 마르크 빌모츠 벨기에 감독은 AS를 통해 “오전 11시 30분(현지시간 16일)에 경기가 취소됐다는 걸 알았고, 오늘 아침(현지시간 17일)에 공지했다”고 이야기했다.

빌모츠 감독은 “수천 경기가 열린다. 한 경기 정도 더하거나 덜한다고 해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의 목숨은 축구 경기보다 더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파리 테러 현장 바로 옆에서 테러를 간접 체험했던 독일 역시 아헨 지방에서 테러에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3명을 체포했다. 여러모로 불안한 상황에서도 독일 축구협회는 하노버에서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 경기가 테러에 대항하는 메시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경기 당일인 18일 하노버 경기장에서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된 뒤 경기는 전격 취소됐다. 킥오프를 2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점에 경기 취소가 결정됐고 관중들이 급히 대피했다. 대피는 별다른 혼란 없이 신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버시 경찰책임자 폴커 클루베는 “실질적인 안전상의 위험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경기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관전할 예정이었다. 독일 선수들은 프랑스전에 이어 다시 한 번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했다. 독일대표팀 언론 담당자는 트위터를 통해 “선수들은 경기장으로 가던 중 방향을 바꿔 안전한 장소로 향했다. 현재 상황에선 더이상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유럽에서 열린 축구 경기 대부분은 예정대로 진행됐다. 슬로베니아와 우크라이나, 덴마크와 스웨덴의 유로2016 예선 플레이오프는 물론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평가전 등 여러 친선경기가 예정대로 열렸다.

한편 파트리크 카네르 프랑스 체육부장관은 테러 이후 프랑스에서 열릴 리그앙(1부리그)를 비롯해 각급 축구 리그가 예정대로 진행될 거라고 밝혔다. 스페인 축구계도 22일 열리는 레알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클라시코’를 예정대로 진행할 의지를 나타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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