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올 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이하 EPL)에서는 낯선 공격수들의 활약이 더 두드러진다. 대신 빅클럽의 이름 있는 스트라이커들이 침묵하는 분위기다.

6경기가 끝난 '2015/2016 EPL' 득점 선두는 의외의 인물이다. 지난 시즌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한 레스터시티의 리야드 마레즈다. 6경기서 5골을 넣었다. 승격팀 AFC본머스의 공격수 칼럼 윌슨도 5골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2부리그에서 20골을 터뜨린 실력을 1부리그에서도 발휘하고 있다. 두 선수 외 득점 상위권에 올라 있는 선수들의 이름도 낯선 감이 있다. 스완지시티의 바페팀비 고미스, 왓퍼드의 오디온 이갈로, 사우샘프턴의 그라치아노 펠레, 그리고 레스터의 제이미 바디는 나란히 4골을 기록하며 상위권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마레즈는 중앙 스트라이커가 아닌 윙어다. 빠른 발과 감각적인 드리블이 장기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득점력이 탁월한 편은 아니었다. 30경기서 4골을 넣은 게 전부였다. 올 시즌 골 결정력을 장착했다. 3도움까지 올려 6경기서 공격포인트 9개를 기록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FC바르셀로나, 아스널 등 빅클럽 이적설이 나올 정도로 뜨거운 공격수다.

마레즈는 하비, 오카자키 신지 등과 함께 레스터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레스터는 3승 3무 무패로 EPL 4위에 올라 있다. 6경기서 13골을 넣는 막강한 화력이 무기다. 공격의 중심은 단연 마레즈와 바디다. 바디가 최전방에서, 마레즈가 측면에서 공격을 이끈다. EPL 선수 랭킹에서 마레즈는 1위, 바디는 6위에 올라 있다.

윌슨은 지난 2년간 2,3부리그에서 활약했던 공격수다. 2013/2014시즌 3부리그인 리그원의 코벤트리시티에서 21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에는 본머스 유니폼을 입고 45경기에 출전해 20골을 기록했다. 매 시즌 한 단계 윗 수준의 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며 득점력을 뽐내고 있다.

낯선 선수들이 맹활약하는 대신 웨인 루니(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디에구 코스타, 에덴 아자르(이상 첼시),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시티), 해리 케인(토트넘홋스퍼),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 등 지난 시즌 리그에서 두 자리 수 골을 터뜨린 스타들의 침묵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코스타와 아자르, 아구에로 등은 6경기에서 한 골씩을 기록했다. 루니, 케인, 산체스 등은 아예 골이 없다. 크리스티앙 벤테케(리버풀과)와 올리비에 지루(아스널),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등이 나란히 2골씩을 넣은 것을 제외하면, 이름 있는 공격수들의 부진이 좀처럼 끝나지 않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인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분명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다.

특히 지난 시즌 득점왕을 놓고 경쟁했던 아구에로와 코스타의 침묵이 어색하다. 아구에로는 2014/2015시즌 초반 6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같은 기간 코스타는 8골을 폭발시키며 EPL, 그리고 첼시에 빠르게 적응했다. 올 시즌엔 다르다. 골이 안 나오는데 악재까지 겹쳤다. 코스타는 지난 아스널전에서 거친 플레이를 해 사후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최대한 빨리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에서도 벤치에도 앉지 못하게 됐다.

'킬러'들의 활약 여부는 팀 성적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앞서 언급한 레스터는 마레즈, 바디 같은 공격수들을 앞세워 상위권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본머스도 14위에 올라 강등권에서 벗어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주포가 침묵한 빅클럽들을 고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팀이 첼시다. 첼시는 2승 1무 3패로 15위에 머물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이 조금씩 희미하게 변하고 있다. 아스널도 5위에 머물고 있다. 맨체스터시티는 아구에로의 침묵을 대신해 페르난지뉴, 야야 투레, 케빈 더브라위너, 사미르 나스리, 라힘 스털링 등이 골을 분담하고 있다. 개막 후 5승 1패로 1위에 올라 있는 배경이다. 6경기서 9골밖에 넣지 못한 맨체스터유나이티드는 수비력 덕분에 2위에 올라 있다. 두 팀은 상위권에 있지만 앞서 언급한 나머지 팀들은 경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시즌 EPL은 과거에 비해 평준화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첼시, 리버풀, 토트넘홋스퍼 등 전통의 강호들이 부진하고, 웨스트햄유나이티드, 레스터, 스완지 등 중하위권 팀들이 상위권에서 싸우는 게 근거를 뒷받침한다. 공격수들의 지형 변화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침묵이 길어지면 스타들을 향한 의심은 커질 게 분명하다. 몸값을 증명하려면 골로 말해야 한다. '신병기'들의 활약은 루니, 아구에로, 코스타 같은 공격수들에게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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