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제주] 김희준 기자= 변성환 감독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번 경기 반드시 승리로 최고의 날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7일 오후 2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삼성과 제주SK가 하나은행 K리그 2025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지난 3일 열린 1차전에서는 수원이 제주에 0-1로 패했다.

수원은 이번 경기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 지난 1차전에서 9일 동안 갈고 닦았던 전술을 보여줬으나 추위로 인한 킥 정확도 저하와 더불어 김민준 골키퍼의 아쉬운 실수로 내준 페널티킥으로 실점하면서 0-1로 패했다. 수원은 이번 경기 제주에 승리하지 못하면 승격을 향한 도전을 마지막에 멈추게 된다.

수원은 체력적인 유리함을 충분히 발휘해 승리하고자 한다. 이날 수원은 1차전과 비교해서 세 자리에 변화를 줬다. 일류첸코의 파트너로 파울리뇨가 나왔고, 레프트윙은 브루노 실바 대신 박지원이 출격한다. 홍원진과 함께 중원 구성을 이룰 선수는 베테랑 이규성이다. 1차전 당시에도 2차전을 고려했다는 변 감독의 말처럼 이번 경기 수원은 소폭의 로테이션으로 반전을 이끌어내고자 한다.

변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나 "수비 전술에 조정이 있다. 서로의 전략과 전술은 어느 정도 파악이 다 된 것 같다. 지금은 얼마만큼 운동장에서 선수들이 원하는 것들을 잘 수행해주느냐,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고 유지를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라며 "어떻게 하면 득점을 할 건지도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는 득점이 필요하니 득점을 하는 데 집중을 해야 한다. 하지만 무리하게 밸런스를 깨면서 경기를 하면 절대 안 된다. 상황에 따라 연장전까지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경기 흐름을 보며 대응할 생각"이라고 경기 계획을 설명했다.

로테이션에 대해서는 "(이)규성이는 시즌 내내 우리 팀 키플레이어였다. 규성이가 갖고 있는 장점은 공격적으로 창의력 있게 좋은 패스를 넣으며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1차전 때도 게임 체인저로 데려올 수 있었지만 날씨가 너무 추웠고 들어가도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아꼈다. 본인도 모든 걸 다 쏟아내겠다는 각오다. 규성이의 공격 본능을 이탈로와 (이)창민이가 들어와도 탈압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빌드업에서도 센터백과 포지셔닝에서 좋은 형태를 갖춘다면 좋을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건 측면에서 직선적인 움직임으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거다. 그 부분들을 위해 (박)지원이가 오프더볼 움직임에 대한 장점이 아주 좋은 친구"라고 설명했다.

지난 경기 다소 늦은 듯 보였던 교체 타이밍에 대해서는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건 느낌이 다르다. 팀을 만들어가면서 우리 팀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안다"라며 "용병이 4명밖에 뛸 수 없다는 걸 전제해야 한다. 일류첸코, 세라핌, 브루노 실바, 레오가 뛰는 상황에서 파울리뇨가 들어가려면 레오나 브루노 실바가 나와야 한다. 그 타이밍을 잡는 건 일반적인 시선과 다르다"라며 이번에도 경기 흐름을 보면서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관계자는 이번 경기를 위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관중 수를 18,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원정석 4,300여 석과 올팬존(양 팀 팬이 모두 앉을 수 있는 자리) 1,000여 석이 모두 매진됐다. 제주 홈팬들도 12,000명 이상이 왔다. 유료관중 집계 이후 제주 홈경기 최다 관중은 작년 7월 6일에 열린 제주와 서울 경기로, 린가드가 처음 제주를 방문한 날 원정팬 1,779명을 더해 12,409명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방문했다. 즉 이번 경기는 홈팬도, 원정팬도 역사상 가장 많이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셈이다.

변 감독도 "서귀포 주변을 우리 팬들께서 식사하시면서 흥이 겨우셔서 푸른 피로 다 물들였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웃은 뒤 "마지막 중요한 경기다 보니 우리 팬들의 간절함이 훨씬 더 많이 전달이 되는 것 같다. 보시는 분마다 울컥울컥하시고 계속 우셔서 나도 마음이 울컥울컥했다. 오늘은 우리 수원삼성 팬들에게, 또 저와 우리 선수들의 인생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하루지 않을까 싶다. 가장 중요한 하루가 최고의 날이 됐으면 좋겠다"라며 팬들에게 승리를 다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멘탈 관리가 필수다. 하루 전 열린 코리아컵 결승전에서도 순간적으로 과잉된 감정을 감추지 못해 경기 향방이 결정됐다.

변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우리가 많은 퇴장이 있었다. 1차전은 양 팀 다 큰 사고가 없이 잘 끝났다. 어제 코리아컵 결승에서는 퇴장으로 양 쪽 다 감독님이 안 계시고 경기장에서도 두 명의 선수가 퇴장당했다. 이런 큰 경기에서는 돌발 상황 컨트롤을 잘해야 한다"라며 수원 선수들에게도 이 점을 주지시켰다고 말했다.

지난 경기 치명적인 실책을 저질렀던 김민준의 멘탈 관리도 변수다. 변 감독은 "그 다음 날 불러서 골키퍼 코치에게도 전달했는데, 인스타그램을 보지 말라고 했다. SNS를 이미 조금 봤다고 해서 보더라도 댓글을 보지 말라고 했다"라며 "좋지 않은 댓글을 보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도 안 써질 수가 없다. 그래서 최대한 거리를 두라고 했고, 본인도 2차전에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을 하겠다고 얘기했다"라며 믿음을 보여줬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