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급할 때는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시간으로 23일 새벽 모나코의 루이 2세 경기장에서 벌어진 AS모나코와의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8강 2차전에서 유벤투스가 선택한 것은 카데나치오(빗장 수비)였다. 유벤투스는 모나코의 거센 도전을 단단한 수비로 이겨냈다.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유벤투스는 2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며 4강에 올랐다.

이날 유벤투스는 확실한 목표를 들고 나왔다. 골을 넣지 못하더라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유벤투스는 모나코가 공격적으로 나오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수비에 만전을 기했다. 점유율이나 경기 지배보다는 효율적인 경기 운영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모나코가 공격적으로 큰 장점이 없지만, 수비가 좋은 팀이기 때문에 득점 보다는 무실점을 바랐다. 유벤투스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기록도 유벤투스의 경기 내용을 보여준다. 1차전과 비교하면 특히 패스 횟수에서 차이가 크다. 경기 주도권을 잡았던 1차전에는 총 612번의 패스(모나코 325번)를 시도했지만, 2차전에는 391번만 시도했다. 수비적으로 나서며 자신들의 패스 횟수만 줄인 게 아니다. 끈적끈적한 수비로 공격적으로 나선 모나코도 480번의 패스만 할 수 있게 막았다.

아르투로 비달과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그리고 안드레아 피를로는 중원에서부터 모나코의 공격을 막기 위해 애썼고, 적절하게 파울도 했다. 세 선수가 범한 파울은 총 8개. 유벤투스는 총 17개의 파울로 모나코의 공격을 누그러뜨렸다. 모나코는 유벤투스의 수비에 고전했다. 총 12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1개만이 골대 안을 향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유벤투스는 리그에서는 화끈한 공격력을 보일 때도 있지만, UCL에서는 강력한 수비로 점수를 땄다. 이날 경기까지 총 10경기에서 5골만을 내줬다. 토너먼트 라운드에서 치른 4경기에서는 단 1실점에 그쳤다. 탈락을 피하는 방법으로는 공격이 아닌 수비를 썼다는 이야기다. 경기당 0.5실점. 유벤투스는 모나코와 아틀레티코마드리드와 함께 올 시즌 UCL 최소실점팀이다.

확실한 빗장으로 4강에 오른 유벤투스는 우승컵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유벤투스는 지난 1995/1996시즌 우승한 이후 18년 동안 빅이어의 주인이 되지 못했다. 최근 5번의 대회에서도 최고 성적이 8강이었다. 4강에서는 레알마드리드, 바이에른뮌헨 그리고 FC바르셀로나가 기다리고 있다. 이들을 상대할 유벤투스의 전략은 이미 결정된 상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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