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보루시아도르트문트의 가봉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골을 넣은 뒤 슈퍼히어로의 가면을 쓰는 골 세리머니를 펼치는 것은 그리 생소한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해 8월에도 독일 슈퍼컵 경기에서 득점 한 뒤 스파이더맨 마스크를 썼다. 평소 스파이더맨을 좋아하는 아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였다.

지난 달 28일 샬케04와의 루르더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뒤에도 오바메양은 골대 뒤에 미리 준비해둔 가방에서 배트만 마스크를 꺼냈다. 이번에는 좀 달랐다. 팀 동료 마르코 로이스에게 로빈 마스크를 건넨 뒤 슈퍼히어로 세리머니를 함께 했다.

실제로 이 두 선수는 도르트문트의 슈퍼히어로다. 2014/201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까지만 해도 도르트문트의 위치는 강등권이었다. 후반기 들어 반격이 시작됐다. 최근 리그 4연승을 기록하며 10위까지 뛰어 올랐다. 오바메양과 로이스는 이 과정에서 나란히 4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경기 후 독일 분데스리가 홈페이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로이스는 “재미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틀 전에 같이 밥을 먹다가 아이디어를 냈다”는 말로 사전 준비 과정을 전했다. 오바메양은 “통역관 마시모가 전후반이 시작할 때 골을 넣을 골문에 가방을 둬서 도와줬다”고 자세한 부분을 밝혔다.

익살스러운 세리머니가 의미하는 것은 크다. 이제 도르트문트 선수단이 심리적 부담감을 이겨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패배감과 실망감에 젖어있던 팀은 더 이상 없다. 유벤투스와의 UEFA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패배 뒤에도 정신적 충격이 없었던 것은 더욱 긍정적인 부분이다.

로이스는 “한 달 전 만해도 강등을 걱정했다. 이런 일들이 우리를 한 발 더 나아가게 한다”며 최근 연승 속에 축구를 즐기는 마음을 회복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나 즐기는 일을 추구한다. 그냥 작은 농담이었지만, 이런 것들이 언제나 좋게 작용한다.”

도르트문트는 경기를 즐기기 시작했고, 배트맨과 로빈 세리머니는 올 시즌 도르트문트가 확실히 슬럼프를 이겨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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