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지동원의 유럽 도전기가 잿빛으로 변하고 있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팀으로 여겨졌던 FC아우크스부르크 재이적 뒤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전 소속팀 보루시아도르트문트와의 경기에서 승리에 기여하며 장밋빛 앞날을 예고했으나, 다시 주전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

지난 겨울 이적 시장을 통해 아우크스부르크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지동원은 팀이 소화한 후반기 6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2월 1일 호펜하임과의 18라운드 홈 경기에는 전반 44분에 투입되어 3-1 승리에 공헌했고, 이어진 19라운드 도르트문트 원정 경기에도 1-0 승리 과정에 기여했따.

문제는 그 이후다. 도르트문트전부터 주어진 선발 출전 기회 속에 팀 성적은 개선되지 않았다. 아인트라흐트프랑크푸르트전과 베르더브레멘전에 연속으로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팀은 2-2 무승부와 2-3 패배를 당했다. 패배 속에 팀의 득점은 충분했으나 직접 득점에 가담하지 못했다. 22라운드 레버쿠젠과의 홈 경기에는 결국 선발 출전 후 존재감 문제로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급기야 현지 시간으로 2월 28일 열린 헤르타베를린과의 리그 2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는 벤치로 내려갔다.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자신 대신 투입되어 득점한 브라질 공격수 카이우비에게 선발 자리를 내줬다.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긴 가운데 0-0의 균형이 이어지자 바인지를 감독은 지동원 카드를 꺼냈다. 라울 보바디야 대신 들어간 지동원은 팀 승리를 이끄는 카드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지동원이 기용되고 있는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187cm의 키를 갖춘 지동원에게 낯설지 않은 포지션이다. 문제는 지동원이 유럽 무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경기의 포지션은 2선이었다는 점이다. 아직 지동원은 유럽 수비수들의 견제와 몸싸움을 최전선에서 이겨내고 골을 만들만큼의 경험과 힘을 갖추지 못했다.

현재 아우크스부르크의 원톱 자원은 자샤 묄더스, 팀 마타브즈, 니콜라 주르지지 등이 있다. 묄더스는 이미 전성기가 지나 전력 외 선수로 여겨지고 있다. 마타브즈는 올 시즌 영입되어 부상과 슬럼프로 적응에 실패했다. 주르지치도 이미 전반기에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지동원이 전방에서 2선과의 연계 능력을 통해 좋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지동원 자신의 기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역할이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상대 수비와의 싸움은 힘들어지고 있다. 신체조건 보다 기술력과 슈팅력을 무기로 삼는 지동원은 확실한 원톱 파트너와 함께 뛰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공격수다.

힘 좋은 아르헨티나 공격수 보바디야도 원톱 자원이 아니다. 2선에서 기회를 도모하다 마무리하는 역할이다. 이타적으로 원톱 역할을 하고 있는 지동원은 공격 포인트 없이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입단 초기의 자신감도 잃어가는 모습이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원톱 숙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지동원의 고민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버텨내거나 기다려야 한다. 4경기 연속 무승으로 변화가 절실해진 바인지를 감독의 선택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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