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일어난 주심의 ‘안면인식장애’ 사건의 피해자 웨스 브라운은 추가 징계를 면할 것으로 보인다.

1일(한국시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선덜랜드의 2014/2015 EPL 27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20분 결정적인 오심이 벌어졌다. 맨유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가 공을 잡았을 때 수비수 존 오셰이가 뒤에서 잡아챘다. 팔카오가 쓰러진 순간 주심이 휘슬을 불었다. 페널티킥이 선언되어야 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로저 이스트 주심은 오셰이가 아니라 옆에서 몸싸움 시늉만 한 브라운에게 레드카드를 꺼냈다. 두 당사자를 비롯한 선덜랜드 선수들이 달려가 잘못 본 거라고 항변했지만 이스트 주심은 단호했다. 결국 브라운은 반칙을 하지도 않았는데 경기장을 떠나야 했다. 이때 내준 페널티킥은 선덜랜드 패배의 계기가 됐다.

이스트 주심은 경기 후 선수를 착각한 것이 아니라 브라운을 내보낸 것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PL은 경기 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스트 주심의 위치에서는 오셔와 브라운이 모두 팔카오와 접촉한 것으로 보였다. 주심의 판단으로 슈팅 과정에서 파울을 한 건 브라운이었기 때문에 퇴장을 명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심인 것은 여전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추가 징계를 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선덜랜드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공식적으로 항소할 수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퇴장에 따른 출장 정지 징계를 오셰이에게서 브라운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아예 소멸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 장면은 여러모로 이야깃거리를 낳았다. EPL에서 유사한 사건이 약 1년 만에 반복됐다는 점에서 심판 수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게 됐다. 지난해 3월 2013/2014시즌 아스널과 첼시의 경기에서도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이 골문으로 들어가는 공을 손으로 쳤으나 엉뚱하게 키에런 깁스가 퇴장당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선수를 착각한 주심은 안드레 마리너였다.

브라운이 퇴장당한 날,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열린 국제축구평의회(IFAB)는 페널티 지역에서 상대의 명백한 득점 기회를 저지해 퇴장당하는 경우 추가 출전정지 징계는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페널티킥, 퇴장, 출장정지의 삼중 징계는 너무 지나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IFAB의 결정은 FIFA를 통해 순차적으로 국제 축구계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오셰이의 반칙은 삼중 징계 논란의 좋은 예였다.

오셰이와 브라운은 모두 맨유 출신이기도 하다. 맨유 선배가 만들어 준 페널티킥 덕분에 웨인 루니는 EPL 8경기 무득점을 깼고, 이 경기에서 추가골까지 넣으며 시즌 10호골에 도달했다. 루니는 EPL 출범 이후 최초로 11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사진= SBSCNBC 중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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