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우연이나 요행이 아니다.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를 마치고 강등권에 머물렀던 보루시아도르트문트가 후반기 개막 이후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 돌아가고 있다.

현지 시간으로 2월 28일 오후 샬케04와의 루르 더비로 치른 리그 23라운드 경기에서 거둔 3-0 승리는 도르트문트의 최근 회복세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다.

경기 전까지 리그 4위에 올라있던 샬케04전 홈 경기 승리는 결과와 내용 양면에서 부활을 단언하기 충분했다. 도르트문트가 부활했다고 말할 수 있는 7가지 신호를 정리했다.

1. 1년 만의 4연승

도르트문트는 샬케를 제압하며 리그 4연승을 달렸다. 20라운드 프라이부르크전(3-0)을 시작으로 마인츠(4-2), 슈투트가르트(3-2)에 이어 샬케(3-0)를 차례로 꺾었다. 앞선 세 팀이 최근 부진한 팀이었다면, 샬케는 올 시즌 돌풍의 팀 중 하나다. 더구나 4년 간 홈에서 이기지 못한 라이벌이기도 하다.

도르트문트가 리그에서 4연승을 거둔 것은 리그 준우승을 기록한 지난 시즌의 일이다. 지난 해 3~4월 사이 4연승을 거둔 뒤 근 1년 만에 4연승을 기록했다. 도르트문트는 잘 나가던 시절의 흐름을 되찾았다.

2. ‘배트맨과 로빈’ 오바메양-로이스의 4경기 연속골

도르트문트의 4연승에는 확실한 공격 조합의 활약이 있었다. 매년 팀내 에이스를 떠나보냈던 도르트문트는 새로운 기둥을 자랑했다. 발빠른 공격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과 2선의 역동적인 창조자 마르코 로이스는 4연승 과정에 모두 득점했다. 두 선수 모두 최근 4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오바메양은 샬케전에 이어진 노도와 같은 공세 속에 나오지 않던 선제골을 후반 32분에 터트렸고, 로이스는 후반 41분에 3-0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로이스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4경기 연속골을 넣었다. 오바메양은 득점 이후 미리 준비한 배트맨 가면을 썼고, 로이스에게 로빈 가면을 씌웠다. 둘은 실제로 도르트문트이 슈퍼히어로였다.

3. 4년 만의 루르 더비 홈 승리

도르트문트가 루르 더비 라이벌 샬케를 홈에서 이긴 것은 2011년 11월 이후 근 4년 만의 일이다. 치근 5번의 대결에서 1승 1무 3패로 열세에 있던 적수를 마침내 안방에서 잡았다. 이로써 루르 더비 역사상 통산 50번째 승리를 거뒀고, 리그 86번의 맞대결에서 31승 25무 30패로 우위를 점하게 됐다. 4년 전은 도르트문트가 리그에서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기다. 살아나고 있던 라이벌의 코를 납작하게 만든 승리다. 전반기 원정 대결에서 1-2로 패한 빚을 제대로 갚았다.

4. 게겐 프레싱의 부활

도르트문트는 샬케전에 63%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다. 기록 이상으로 공격 빈도가 압도적이었다. 전체 슈팅수 차이는 10배에 달했다. 도르트문트가 31회의 슈팅을 시도하는 동안 샬케의 슈팅은 3차례에 불과했다. 더 주목할 것은 강력한 전방 압박, 볼을 빼앗긴 이후 곧바로 달려들어 탈취하는 게겐 프레싱의 부활이다. 도르트문트는 90분 내내 샬케가 공격진영으로 전진하지 못하도록 압박했다. 샬케는 역습 시도에 대해 꿈도 꾸지 못했다.

최전방의 오바메양부터 로이스, 가가와, 샤힌, 귄도간 등이 앞선에서 빠르게 움직였고, 센터백 마츠 후멜스도 전진 수비로 샬케의 예봉을 차단했다. 90분 동안 체력적으로나 전술적으로 규율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수비를 보였다.

5. 샤힌-귄도간-후멜스, 후방 빌드업 회복

공격도 빠르고, 수비도 안정적이었지만, 무엇보다 도르트문트의 경기력이 좋았던 것은 공의 소유와 전개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터키의 피가 흐르는 미드필드 조합은 나란히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도르트문트의 경기에 노련미를 더해주고 있다.

샤힌과 귄도간은 창조적인 패스 연결은 물론 안정적으로 공을 간수하고 상대 밀집 수비를 흔들 수 있는 볼 배급과 조율을 펼쳤다. 이와 더불어 센터백 후멜스가 단번에 전방으로 찔러주는 스루패스가 공격 패턴을 다변화시켰다. 로이스가 부담 없이 공격 기회를 창출할 수 있었던 것은 후방 빌드업의 회복 덕분이다.

6. 시즌 네 번째 무실점 승리

도르트문트는 샬케전에 시즌 네 번째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최근 마인츠, 슈투트가르트에 연속으로 2골을 내주며 승리 속에도 불안감을 남겼던 도르트문트는 마침내 무실점 승리를 거두며 공수 양면에 걸쳐 균형감을 회복했다.

7. 미키타리안의 시즌 첫 득점

22라운드까지 무려 38회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득점하지 못했던 아르메니아 공격수 미키타리안이 시즌 첫 골을 기록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미키타리안은 후반 32분 오바메양의 선제골을 도운 것에 이어 후반 33분 곧바로 추가골을 터트려 승리의 숨은 주역이 됐다. 터지지 않는 골로 자신감이 떨어지며 슬럼프에 빠졌던 미키타리안이 부담을 덜어내면서 공격진의 숨통이 트였다. 여전히 무득점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가와 신지도 이날 창조적인 움직임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도르트문트 선수단 전체가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8. 연승 행진은 계속된다

향후 도르트문트의 일정은 어렵지 않다. 24라운드에 함부르크 원정, 25라운드 쾰른과 홈 경기 및 26라운드 하노버와 원정 경기가 이어진다. 도르트문트에게 그리 부담스러운 상대가 아니다. 7연승이 이어진다면 상위권 도약도 꿈이 아니다. 도르트문트는 현재 승점 28점으로 10위에 올라있다. 리그 4위 바이엘04레버쿠젠과 승점 차는 8점에 불과하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도전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 27라운드 바이에른뮌헨과 대결까지 연승이 이어진다면 그 이상의 파란도 가능해 보인다. 강등을 걱정하던 도르트문트가 다시 정상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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