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의 다이아몬드 유행에 스완지시티가 합류했다. 그러나 길피 시구르드손 없는 다이아몬드는 빛나지 않았다.

1일(한국시간) 영국 번리의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4/2015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에서 스완지시티가 번리에 1-0 신승을 거뒀다. 기성용은 풀타임을 소화했다.

승부는 한 번의 실수에서 갈렸다. 후반 19분, 코너킥 상황에서 잭 코크의 슛이 톰 히튼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키에런 트리피어가 잘못 건드려 자책골을 만들었다. 번리 입장에선 잘 틀어막고 있던 경기에서 뼈아픈 실점을 당한 경기였다.

중상위권의 스완지는 강등권 번리보다 객관적 전력이 분명히 앞서는 팀이었다. 그러나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됐다. 총 슈팅 횟수에서 13대8, 유효슈팅에서 6대2로 오히려 번리가 앞섰다. 공격의 다양성이 부족하긴 했지만 경기 지배력에선 번리가 밀리지 않았다.

스완지의 경기력이 일주일 전보다 크게 떨어진 탓이 컸다. 스완지는 앞선 2월 22일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당시 스완지는 미드필더를 마름모꼴로 배치하는 다이아몬드형 4-4-2, 흔히 4-3-1-2로 표기하는 선수 배치를 들고 나왔다. 맨유, 웨스트햄과 함께 EPL에서 드문 다이아몬드형 미드필드를 도입해 성공을 거뒀다.

경기력 향상 효과를 확인한 게리 몽크 감독은 번리전에서도 다이아몬드를 유지했다. 수준급 중앙 미드필더를 다수 지닌 스완지의 선수 구성을 감안하면 충분히 일리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맨유전과 달리 번리전에선 공격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시구르드손의 공백이 컸다.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 시구르드손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번리전에 결장했다. 그러나 몽크 감독은 포진을 바꾸지 않고,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톰 캐롤을 투입해 대체하려 했다. 이 점이 문제였다. 경험이 적고 중앙 미드필더를 자주 소화해 온 캐롤은 공격수들 바로 아래서 제대로 플레이를 풀어가지 못했다. 캐롤이 적절히 공을 순환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스완지는 중앙 미드필더만 4명을 배치하고도 제대로 패스 플레이를 이어가지 못했다.

세트피스에서 운 좋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면 스완지가 질 수도 있는 경기였다. 다재다능한 기성용과 존조 셸비가 마름모의 좌우 꼭지점을 맡아 공수 양면에서 고군분투했으나, 이들과 호흡을 맞출 공격형 미드필더가 없기 때문에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없었다.

몽크 감독은 실패를 일찍 인정하고 후반 16분 캐롤 대신 윙어 헤페르손 몬테로를 투입해 좌우 측면을 이용하는 축구로 회귀했다. 골도 그 뒤에 터졌다. 시구르드손 없는 다이아몬드의 한계가 일찍 드러났다.

시구르드손은 창의적일뿐 아니라 공을 간결하게 차고, 수비에도 성실히 가담해 여러모로 가치가 높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다른 포지션은 다양한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공격형 미드필더만큼은 시구르드손의 대체자가 불확실하다. 기성용의 능력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시구르드손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한 경기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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