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겨울 휴식기가 40여일이나 되는 독일분데스리가는 겨울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후반기 성적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번 시즌 휴식기에서 가장 강해져 돌아온 팀은 볼프스부르크다.

볼프스부르크는 7일(한국시간) 폭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 독일분데스리가’ 20라운드에서 호펜하임을 3-0으로 완파했다.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최고 선수인 케빈 더브라위너가 2골, 공격수 바스 도스트가 1골을 터뜨렸다. 김진수는 선발 출장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 경기에서만 대승을 거둔 것이 아니다. 볼프스부르크는 후반기 들어 2승1무로 좋은 성적을 냈다. 특히 지난 18라운드에서는 무적이라고 여겨져 온 바이에른뮌헨을 4-1로 대파했다. 현재 1위 바이에른과 2위 볼프스부르크의 승점차는 8점이다. 따라잡긴 힘들지만, 몰락한 도르트문트(현 16위)이 뒤를 이어 바이에른의 새로운 대항마가 될 자격은 있다.

볼프스부르크가 후반기에 더 강해진 첫번째 이유는 안드레 쉬를레의 영입이다. 쉬를레의 영입에 퍼부은 돈은 3,200만 유로(약 400억 원, 전 첼시)다. 명백하게 과다지출이라는 비판이 잇따랐지만, 최소한 경기력 면에서는 확실한 도움이 되고 있다.

호펜하임전에서 처음 선발 출장한 쉬를레는 사실상 초반 2골을 모두 도우며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쉬를레의 크로스가 수비수를 살짝 스치며 문전으로 향하자 도스트가 마무리했다. 강력한 중거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공을 더브라위너가 밀어넣은 골도 있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분데스리가 복귀전이었다.

쉬를레의 활약이 의미있는 건 볼프스부르크에 신뢰할 만한 측면 미드필더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반 페리시치와 다니엘 칼리쥐리를 중심으로 마르셀 샤퍼 등이 번갈아 출장해 왔지만 확실히 믿을 만한 선수는 없었다. 더브라위너에게 공격이 집중된 이유였다. 쉬를레가 계속 ‘돈값’을 해 준다면 볼프스부르크의 측면 공격은 한층 강해진다.

더 중요한 상승세 요인은 겨울 휴식기 동안 잘 준비해 후반기 주전으로 부상한 막시밀리안 아놀트의 존재다. 21세 유망주 아놀트는 지난 시즌 7골을 넣으며 잠재력을 증명했지만,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사이에서 정체성이 모호했다. 더브라위너의 영입 이후엔 주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최근 아놀트는 중앙 미드필더로서 루이스 구스타보의 짝을 이뤄 주전으로 도약했다. 전반기 리그 5경기 선발 출장에 그친 아놀트는 후반기 3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섰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많은 활동량으로 중원 장악에 도움을 주고, 거리를 가리지 않는 왼발 패스로 공격 속도를 높이는 만능 활약이다. 주니오르 말랑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요절해 선수층이 얇아진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아놀트가 확실히 책임지고 있다.

볼프스부르크는 확실한 중심축인 더브라위너와 구스타보가 있지만 이들의 파트너가 애매하다는 문제를 겪어 왔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과 주전 교체를 통해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덩달아 또다른 고민거리였던 원톱 공격수까지 바스 도스트가 후반기에만 3골을 몰아치며 해결될 기미가 보이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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