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권태정 기자= 모하메드 살라(23)가 고국 이집트의 포트사이드 축구경기장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등번호 74번을 달고 피오렌티나의 그라운드를 누빈다.

살라는 원소속팀 첼시가 후안 콰드라도(27)을 영입하면서 콰드라도가 뛰던 피오렌티나로 임대를 떠나게 됐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살라가 피오렌티나에서 등번호 74번을 직접 선택했다고 보도했다.

‘74’라는 숫자는 살라의 고국인 이집트와 관련이 있다. ‘74’는 2012년 2월 이집트 포트사이드 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관중 집단 폭력 사고의 사망자 수다.

당시 홈팀 알마스리와 카이로를 연고로 하는 원정팀 알아흘리의 경기에서 1-3으로 패한 홈팀 팬들이 원정팀 관중석으로 난입해 폭력을 행사했고, 이 과정에서 74명이 추락사 또는 압사당하고 10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는 이집트 축구 역사상 최악의 사고로 기억되고 있다.

참사는 이에 그치지 않았다. 이집트 경찰은 난동을 부린 알마스리 팬 21명이 계획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살인과 살인 모의 혐의를 적용해 사형 선고를 내렸다. 이에 다른 알마스리 팬들은 가혹한 형량이라며 시위를 벌였고 피고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교도소를 습격하기도 했다. 경찰 역시 무력 진압으로 맞섰고, 이 과정에서 30여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쳤다.

살라는 포트사이드 참사에서 많은 팬들의 희생을 겪은 알아흘리와 같은 카이로 연고의 팀 엘모카우룬에서 유소년 시절을 포함해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뛰었다. 등번호 74번을 선택한 것은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함이다.

한편 첼시로 이적한 콰드라도는 등번호 23번을 달게 됐다. 콰드라도는 피오렌티나에서 달던 11번을 원했지만, 첼시의 11번은 이미 디디에 드로그바(37)가 쓰고 있다. 23번은 콰드라도의 이적료인 2330만 파운드(약 400억 원)와 연결되는 숫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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