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겨울 휴식기가 없다. 유럽 최대 명절인 크리스마스 기간과 신년에도 축구 경기가 열린다. 숨 가쁜 일정이지만 중간 점검은 필요하다. ‘풋볼리스트’가 자체적으로 쉼표를 쩍었다. 프리미어리그의 2014/2015시즌 전반기를 돌아보고, 후반기를 전망했다.

‘풋볼리스트’가 EPL 전반기 베스트11을 선정했다. 첼시 소속이 4명이나 된다. 그나마 다양한 팀 선수를 소개하기 위해 최대한 자제한 결과다. ‘스카이스포츠’의 분석 프로그램 ‘먼데이나이트’는 무려 6명이나 되는 첼시 선수를 명단에 올렸다.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이 그만큼 선수들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작은 증거다. 애런 크레스웰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소속팀의 다양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포함시켰다. 물론 여기 포함될 자격도 충분하다.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시티)
아구에로가 맨시티에서 없어선 안 될 선수였냐고 묻는다면, 그렇진 않다고 답해야 한다. 아구에로 없는 맨시티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단 15경기만에 14골을 뽑아낸 아구에로의 경기력은 이 목록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릴 만했다. 극도로 낮은 무게중심을 바탕으로 공을 지켜낸 뒤 송곳같은 슈팅을 찔러댔다.

디에고 코스타(첼시)
첼시가 맨시티와 함께 최다득점(20라운드 44골)을 기록한 원동력 중 하나다. 몸만 멀쩡하다면 무조건 코스타가 주전이었고, 무리뉴 감독의 믿음은 골로 돌아왔다. 잔부상을 달고 뛰느라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은 부족했다는 평도 있지만, 문전에서의 기민한 움직임과 순도 높은 결정력은 여전했다.

에덴 아자르(첼시)
‘무리뉴 2기’ 첼시의 가장 날카로운 창. 왼쪽부터 중앙으로 들어가며 오른발 슛을 날리는 ‘오른발잡이 왼쪽 날개’의 전형적인 플레이로 매 경기 상대 수비를 붕괴시킨다. 20라운드까지 넣은 골은 무려 8골. 전반기 화제의 공격수 그라치아노 펠레(사우샘프턴)와 같은 숫자다.

네마냐 마티치(첼시)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마티치의 조합은 이번 시즌 EPL 중원 중 가장 강력하다. 이 조합을 상징하는 선수로 세스크 대신 마티치를 골랐다. 세스크가 곧잘 프리롤로 변신해 상대 진영 곳곳을 누빌 때, 뒤에서 수비 부담을 떠안는 선수가 마티치였다. 확률 높은 수비, 넓은 활동반경, 훌륭한 볼 키핑, 중장거리 패스를 모두 겸비한 마티치는 EPL 스타일에 완벽한 수비형 미드필더다. 첼시에서 가장 난 자리가 큰 선수기도 하다.

크리스티안 에릭센(토트넘)
토트넘 대표격으로 이 명단에 포함됐다. 토트넘은 전반기동안 부침을 겪었으나 기어코 3위 경쟁으로 복귀, 20라운드 현재 5위에 올라 있다. 그 중심에서 가장 꾸준히 활약한 선수가 에릭센이었다. 강력한 킥을 바탕으로 7골을 뽑아내며 기복 투성이였던 공격수들 대신 승리를 불러왔다. 전반기 막판 잠재력이 폭발한 해리 케인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
혼자 힘으로 아스널 공격을 이끌다시피 하는 선수. 올리비에 지루가 부상과 불필요한 징계 때문에 자주 최전방을 비우느라 아스널 공격은 구멍이 날 때가 많았다. 그럴 때 산체스가 해결했다. 득점부터 특유의 에너지 넘치는 돌파, 일주일에 2경기씩 소화하면서도 전혀 지치지 않는 듯한 맹렬한 전방 압박을 겸비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에겐 큰 돈 들일 가치가 충분한 영입이었다.

애런 크레스웰(웨스트햄)
이번 시즌 왼쪽 수비수 중엔 가엘 클리시(맨체스터시티)와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첼시), ‘신진 세력’인 라이언 버트란드(사우샘프턴) 등이 활약하고 있지만 압도적인 선수는 없다. ‘풋볼리스트’는 새로운 선수를 소개한다는 차원에서 크레스웰을 선택했다. 챔피언십(2부) 입스위치타운에서 최고의 수비수로 인정받은 뒤 EPL에 도전했고, 첫 시즌부터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체구가 작지만 재빠르고, 왼발 크로스와 전진 패스 모두 뛰어나다.

주제 폰테(사우샘프턴)
20라운드 현재 최소실점(15실점) 사우샘프턴의 주전 수비수다. 안정적인 수비력에 준수한 공격 전개 능력까지 겸비했다. 사우샘프턴은 12월 초 3연패로 상승세가 꺾이는 듯 했으나, 그 앞뒤로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인상적인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수비수 폰테와 수비형 미드필더 모르강 슈나이덜랭으로 이어지는 중앙의 ‘척추’가 원동력이었다.

존 테리(첼시)
주제 무리뉴 감독과 함께라면 늙지 않을 것 같은 수비수. 파트너 게리 케이힐과 함께 안정적인 수비진을 구축했다. 나이를 먹을수록 원숙해지는 수비력과 함께 패스의 정확도와 침착성까지 향상되고 있다. 최근엔 4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골 넣는 수비수’의 면모도 되찾았다.

파블로 사발레타(맨체스터시티)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다 같이 잘하는 맨시티 수비진에서도 가장 자주 눈에 띄는 선수.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어김없이 상대 진영으로 올라간다. 상대 문전까지 과감하게 침투하며 다비드 실바의 스루패스를 이끌어내는 움직임이 특징. 사발레타와 함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첼시), 나다니엘 클라인(사우샘프턴) 역시 훌륭한 전반기를 보냈다.

다비드 데헤아(맨체스터유나이티드)
이번 시즌 가장 많은 선방으로 팀을 살린 선수다. 맨유 선수라기엔 함량 미달인 수비수들과 혼란스런 수비 전술 한가운데서 사실상 혼자 힘으로 경기 결과를 바꾸곤 했다. 팔이 쭉 늘어나는 듯한 특유의 ‘슈퍼 세이브’뿐 아니라 위치 선정, 공중볼 처리 등 모든 면에서 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샘 앨러다이스(웨스트햄) 감독
웨스트햄은 가장 훌륭한 이적시장을 보냈고, 그 선수들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팀이다. 앨러다이스 감독 특유의 롱볼 축구는 앤디 캐롤을 향하고, 크로스의 달인과 활동량 많은 선수들이 주위를 받친다. 이번 시즌 눈에 띄는 건 ‘철퇴 축구’뿐 아니라 짧은 패스와 압박 등 세련된 전술도 겸비했다는 점. 최근 EPL에서 대안적 전술로 떠오르고 있는 4-3-1-2를 도입, ‘빅 샘’ 특유의 축구와 황금비율로 섞어냈다.

정리= 김정용 기자
그래픽= 조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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