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볼턴원더러스의 닐 레넌 감독이 이청용의 국가대표팀 차출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정당한 차출에 대해 거부할 권리는 없지만, 강등권 탈출이 절실한 볼턴을 위한 판단을 요구했다. 더불어 재계약에 대한 바람도 나타냈다.

레넌 감독은 29일(현지시간) 영국 볼턴에 위치한 마크론 스타디움에서 개최된 허더스필드와의 2014/2015 잉글리시 챔피언십 19라운드 이후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입을 열었다. 그는 “이청용이 아시안컵에 참가하는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다. 이청용과 함께 고민을 해야 한다”며 “이청용이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물어볼 것이다”고 내년 1월 국가대표팀 차출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볼턴은 강등권 탈출을 향한 도약을 하고 있다. 특히 닐 레넌 감독 이후 이청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부임 직후 레넌 감독은 이청용에 대해 “상당히 높은 수준을 가진 선수다. 득점만 하면 된다”고 했고, 이후 이청용은 춤을 췄다. 29일 19라운드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지만, 앞선 4경기에서 3골 2도움으로 팀의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공격 포인트뿐만 아니라 경기 감각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평가다.

팀이 강등권을 맴돌던 시기에 지휘봉을 잡아 잔류의 특명을 받은 레넌 감독 입장에서는 이청용이 절실하다. 볼턴은 이청용의 비상과 함께 최근 리그 4경기 무패를 기록하며 6승 3무 10패 승점 21점으로 리그 18위를 기록 중이다. 강등권과의 격차를 벌리는 중요한 상황에서 이청용을 한 달 가까이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상당한 타격이다.

레넌 감독은 “앞으로 3주, 혹은 4주간 생각을 하며 직접 대화를 나누겠다”고 면담을 통한 설득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턴이 이청용의 차출을 막을 방법은 없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차출을 보장하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레넌 감독은 “한국 대표팀이 이청용의 의사와 관계 없이 차출한다면, 우리는 막을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레넌 감독은 이청용의 계약 연장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2009년 볼턴에 입단한 이청용은 올 시즌을 끝으로 볼턴과 계약이 만료된다. 사실상 올 겨울 이적 시장부터 이적료 없이 다른 팀을 물색할 수 있다. 볼턴의 입장에서는 팀의 에이스를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레넌 감독은 “구단주와 대화를 통해 재계약 가능성을 의논하겠다. 이청용을 잡으려면 돈이 꽤 들것이다”며 “하지만 이청용의 수준을 지난 선수는 잡을 수 있다면 잡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애타는 볼턴과 달리 이청용은 여유롭다. 팀 성적과 개인 기량이 상승세고, 항상 그랬던 것처럼 소속팀과 대표팀을 가리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 한다는 각오다. 아시안컵 차출 여부도 최종 명단이 발표된 후의 일이다. 닐 레넌 감독의 속만 타고 있다. 한편 볼턴은 허더스필드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청용은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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