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추락하는 속도가 빠를수록 회복하는 시간은 더디다. 지금의 '두 밀란'이 그렇다.

11라운드가 끝난 '2014/2015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AC밀란과 인터밀란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밀란은 4승 5무 2패의 평범한 성적으로 7위에 머물고 있다. 4승 4무 3패를 기록 중인 인터는 9위다. 두 팀 모두 이름값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다.

이미 11경기를 치렀지만 좀처럼 선두권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밀란은 실점이 많다. 20팀 중 7번째로 많은 16골을 내줬다. 올 시즌 무실점으로 막은 경기는 딱 한 번뿐이다. 최근 4경기에서도 3무 1패로 부진하다.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20골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중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이유다.

인터는 2라운드서 사수올로에 7-0 승리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에서의 모든 기록이 저조하다. 이 경기 결과를 제외하면 10경기서 10골을 넣고 14골을 내준 셈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선 2승 2무 무패로 순항하고 있지만, 리그에선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하는 모습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밀란과 인터는 세리에A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이었다.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에서도 존재감이 대단했다. 밀란은 UEFA 챔피언스리그서 7번이나 우승했다. 레알마드리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인터도 2010년 '빅이어'를 가져간 것을 포함해 총 3번 정상에 올랐다.

2010/2011시즌까지만 해도 밀란과 인터는 견고하게 정상을 지켰다. 밀란은 우승, 인터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먼저 추락한 쪽은 인터다. 2011/2012시즌 6위로 대회를 마쳤고, 다음 시즌에는 9위까지 떨어졌다. 2013/2014시즌에는 5위로 도약에 성공했지만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는 실패했다.

밀란은 지난 시즌 8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1997/1998시즌 10위를 거둔 이후 15년 만에 유례 없는 부진으로 UEFA 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지금의 페이스라면 2년 연속 '우물 안 개구리'가 될지도 모른다.

두 밀란의 추락은 유럽에서 세리에A의 경쟁력이 하락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세리에A는 2014년 현재 UEFA 리그 랭킹서 4위에 머물고 있다. 독일에 크게 뒤져 있고, 포르투갈의 추격을 받고 있다.

선수 구성만 봐도 두 밀란의 명성이 전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밀란의 주요 스트라이커인 페르난도 토레스와 스테판 엘샤라위는 올 시즌 나란히 1골밖에 넣지 못했다. 두 선수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의 공격수로 보기 어렵다.

인터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7골을 넣어 팀 내 최다득점자인 마우로 이카르디는 1993년에 태어난 유망주일뿐이다. 아직 정상급 선수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파블로 오스발도, 로드리고 팔라시오도 마찬가지다. 과거와 달리 두 팀에는 이름만 들어도 존재감이 돋보이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 오히려 능력 있는 선수들은 유벤투스와 나폴리, AS로마로 향하고 있다.

시즌은 아직 3분의 1도 지나지 않았다. 밀란과 인터가 회생할 여지는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의 흐름이라면 부활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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