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윤진만 기자= 2013 시즌 대구FC 선수단 명단을 보면 낯익은 이름이 눈에 띈다.

조준호(41). 1999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해 2010년 은퇴까지 12년간 포항, 부천, 대구를 거치며 230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골키퍼이자 현 대구 골키퍼 코치. 은퇴 후 3년 만에 그라운드로 복귀 결심을 한 것일까.

대구 관계자는 “하하. 아니다. 올 시즌 우리 팀 골키퍼가 이양종, 조현우, 배인영 등 3명이다. 구단과 선수단이 상의해 만에 하나 일어날 일에 대비해 조 코치님을 명단에 등록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세 명의 골키퍼가 시즌 중 혹여나 줄 부상을 당할 경우를 예방한다는 의미다. 그런 일이 벌어지면 새 골키퍼를 영입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조 코치를 필드에 투입시킨다는 복안이다.

과거 K리그에 웃지 못할 사례가 있기 때문에 더 신중하게 선택한 모양이다. 2011년 8월 상주 상무에서 일어난 골키퍼 기근 사태. 소속 골키퍼 4명 중 3명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상황에서 주전 골키퍼 권순태(현 전북)까지 퇴장 징계당하자 수비수 이윤의가 투입되는 웃지못할 해프닝이 있었다.

대구 관계자는 “플레잉 코치로 등록을 했다고 전지훈련 중 선수와 같은 강도의 훈련을 받지는 않았다. 꾸준한 몸 관리로 현역 때 못지않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계신 걸로 안다. 그런데 되도록 코치님이 뛰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웃었다.

대구는 지난 2007년 당시 46세이던 정기동 전 국가대표팀 골키퍼 코치가 은퇴 후 16년 만에 선수 등록을 해 이목을 집중시킨 적이 있다. 정 전 코치는 경기에 출전하지는 않았다. 조 코치도 ‘플레잉’보다는 ‘코치’의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조준호 대구 골키퍼 코치/제공=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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