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쇠락한 명가. 마지막 빅리그. 유행을 따라가지 못한 대신 나름의 색을 오롯이 간직한 곳. 이탈리아 세리에 A에 어울릴만한 설명들이다. ‘2014/2015 세리에 A’가 이번 주말 개막한다. 최근 국내에서 언급이 뜸해진 세리에 A에 대해 개막 전 읽어볼만한 간단 가이드를 준비했다. 감독이 바뀐 절대강자 유벤투스의 운명, 스쿠데토에 도전하는 우승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10가지 상식까지. 다 읽은 뒤엔 31일(한국시간) 오전 1시 열리는 개막전을 기다리자.

유벤투스는 지난 세 시즌간 세리에A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지난 2013/2014시즌 세리에A 최초 승점 100점 고지를 돌파하며(102점) 2위 AS로마를 승점 17점차로 따돌리고 3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30번째 리그 우승이었다.

스쿠데토(세리에A 우승) 4연패를 노리는 유벤투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큰 변화를 맞았다. 2011/2012시즌부터 유벤투스를 이끌며 3연패를 달성한 안토니오 콘테(45) 감독이 지난 7월 급작스럽게 사임한 것이다. 새 사령탑으로는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47)이 선임됐다. 지휘자가 바뀐 오케스트라는 전과 같은 연주를 할 수 있을까?

새 지휘자에 대한 불신?
알레그리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으면서 많은 유벤투스 팬들은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라이벌인 AC밀란의 수장이었던데다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경험이 있는 감독이기 때문이다. 2003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알레그리 감독은 그로세토, 사수올로, 칼리아리를 거쳤고2010/2011시즌부터 4시즌간 AC밀란을 이끌었다. 첫 시즌에 우승을 거뒀지만 이후 부진에 시달렸고 지난해 1월 경질됐다.

알레그리 감독과 유벤투스의 대표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35)와의 악연도 불신의 한 요소다. 이 둘은 2010/2011시즌을 AC밀란에서 함께 했다. 당시 알레그리 감독은 피를로를 주전 멤버로 기용하지 않았다. 탄탄한 수비를 중시하는 알레그리 감독은 피를로의 공격적인 성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0/2011시즌이 끝난 뒤 유벤투스로 이적한 피를로는 다시 미드필드의 중심에 서며 팀의 핵심 선수로서 3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알레그리 감독은 유벤투스 부임 후 피를로와의 관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을 의식해 “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불화설을 부인했다. 알레그리 감독은 “피를로와 유벤투스에서 다시 만나게 돼 행운”이라며 함께하게 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두 사람 관계의 진실은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단원들은 아직 건재하다
지휘자는 바뀌었지만 선수단은 큰 변화가 없다. 지난 시즌 우승 멤버를 대부분 지켰다.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대표팀의 수비진을 갖추고 있다. 조르조 키엘리니(30), 레오나르도 보누치(27), 안드레아 바르찰리(33)가 탄탄한 스리백을 담당하고 있다. 백업 멤버인 안젤로 오그본나(26)와 마틴 카세레스(27)도 자리를 지켰다.

오른쪽 윙백 스테판 리히슈타이너(30) 역시 잔류를 결정했고 미드필더 폴 포그바(21)와 아르투로 비달(27)도 잔류가 유력하다. 중원의 핵 피를로와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6), 공격 듀오 카를로스 테베스(30)와 페르난도 요렌테(29)도 굳건하다.

어떻게 달라질까?
지난 시즌 유럽대항전에서의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유벤투스는 영입에도 열을 올렸다. 미르코 부치니치(31)와 파비오 콸리아렐라(31)가 이탈한 대신 알바로 모라타(22), 로베르토 페레이라(23), 호물루(24)를 영입했다. 특히 '믿고 쓰는' 레알마드리드 출신 모라타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영입에 공을 들였다. 14년 만에 이탈리아 무대로 돌아온 파트리스 에브라(33)는 수비진에 힘을 보탠다.

대부분 콘테 감독이 있을 당시 영입을 추진한 선수들이지만 새 감독 체제 하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알레그리 감독이 AC밀란 시절부터 사용한 4-3-3 포진에서 측면 공격을 지원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한층 유연한 전술이 가능해졌다. 이적 시장 마감이 코앞이 시점에서 유벤투스는 루카스 포돌스키(29, 아스널)와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6,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영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 권태정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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