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시작이 반이다. 조 추첨 결과에 따라 각 팀의 운명이 달라진다.

한국시간으로 28일 새벽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할 32개 팀이 모두 결정됐다. 29일 오전 12시 45분에는 모나코에 위치한 그리말디 포럼에서 조 추첨이 시작된다. 올 시즌 각 팀의 1년 농사를 좌우할 중요한 일정이다.

UEFA는 지난 5년간의 성적을 바탕으로 32개 팀에 점수를 매겼다. 합산 점수 순위에 따라 8팀씩 총 4개 포트로 나뉘었다. 포트1에는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 바이에른뮌헨, 첼시, 벤피카, 아틀레티코마드리드, 아스널, 그리고 FC포르투가 포함됐다. 샬케04, 보루시아도르트문트, 유벤투스, 파리생제르맹(이하 PSG), 샤흐타르도네츠크, FC바젤, FC제니트,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는 포트2다. 바이엘04레버쿠젠과 올림피아코스, CSKA모스크바, 아약스, 리버풀, 스포르팅리스본, 갈라타사라이, 아틀레틱빌바오는 포트3에 속했다. 마지막 포트4에는 안더레흐트와 AS로마, 아포엘FC, FC바테, 루도고레츠라즈그라드, 마리보르, AS모나코, 말뫼FF가 이름을 올렸다.

'죽음의 조' 캐스팅 보트 쥔 리버풀, 로마, 모나코
조 추첨 최대 관심사는 '죽음의 조' 편성 여부다. 거의 매 시즌 강팀들로 구성된 조는 나오기 마련이다. 지난 시즌에도 도르트문트와 아스널, 나폴리, 올랭피크마르세유가 F조에서 경쟁했다. 2012/2013시즌에는 도르트문트와 레알, 아약스, 맨시티가 D조에서 '죽음의 조'를 이뤘다.

이번 조 추첨 최대의 변수는 리버풀과 로마, 모나코의 거취다. 리버풀은 포트3, 로마와 모나코는 나란히 포트4에 속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서 우승을 다퉜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떠났지만 마리오 발로텔리 등을 영입했다. 포트1의 레알,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등에게도 분명 까다로운 상대다. 만약 리버풀이 포트1서 앞의 세 팀, 포트2서 도르트문트나 유벤투스, PSG 같은 팀들을 만나면 '죽음의 조'가 편성될 수 있다.

여기에 로마와 모나코 등이 추가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다. 로마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세리에A 준우승팀이다. 프란체스코 토티와 제르비뉴 등을 보유한 전력이 탄탄한 강자다. 모나코도 프랑스 리그앙서 PSG와 경쟁하는 팀이다. 포트4에 포함된 다른 팀들과는 수준이 다르다. 리버풀과 로마, 모나코 모두 포트1에 속한 벤피카나 포르투 못지 않은 강팀이기 때문에 조 추첨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꿀 조'도 있다, 약자의 반란 기대하라
'죽음의 조'가 있으면 '꿀 조'도 있다. 각 포트 내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팀들이 같은 조에 편성돼 경쟁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이런 성격의 조에서 이변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2011/2012시즌 유럽서 잘 알려지지 않은 키프로스의 아포엘이 제니트와 포르투, 샤흐타르도네츠크와 G조에 편성돼 1위를 차지하며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각 팀간의 전력차가 크지 않아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많다.

포트1에선 벤피카와 포르투의 인기가 가장 높을 전망이다. 레알이나 바르셀로나 등보다 전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포트2에선 바젤과 제니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 포트3서는 올림피아코스나 모스크바 등을 약자로 꼽을 수 있다. 로마와 모나코를 제외하면 포트4의 6팀을 모두 '언더독'으로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팀들이 한 조에 편성된다면 앞서 말한 '꿀 조'가 탄생할 수 있다.

손흥민이 상대할 '별'들은?
손흥민은 2013/2014시즌에 이어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 등장한다. 챔피언스리그 데뷔 시즌에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샤흐타르도네츠크, 레알소시에다드를 만나 A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맨유를 제외하면 모두 할만한 상대들이었다. 조 편성의 중요성을 확인한 부분이었다.

올 시즌 손흥민이 한 조에서 상대할 팀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레버쿠젠은 포트3에 속했다. 포트1,2서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빅클럽들을 상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악의 경우에는 레알이나 바르셀로나, 첼시 등을 만날 수 있다. 포트2서 유벤투스, PSG를 만나는 것도 불운한 경우다. 포트4의 로마나 모나코도 기피대상이다. 반대로 포트1서 벤피카 포르투, 포트2서 바젤, 제니트 등을 만나는 게 최상의 대진이다. 포트4서는 앞서 언급한 로마, 모나코만 피하면 무난한 편성으로 볼 수 있다.

지동원이 속한 도르트문트는 포트2에 속해 상대적으로 강팀들을 피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각 포트의 강자들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지난 시즌 도르트문트는 '죽음의 조'서 힘겨운 순위 경쟁을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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