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안드레 빌라스보아스(37) 감독이 러시아에서 부활을 알렸다. 올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본선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2010/2011시즌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에 정규리그, 컵대회,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안기며 단숨에 명장으로 떠올랐다. 주제 무리뉴 감독 아래서 비디오분석관을 역임한 것과 선수 경력이 없다는 점도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제2의 무리뉴’라는 기대는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깨졌다. 2011/2012시즌 첼시를 맡았으나 선수단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경질됐다. 이어 토트넘에 부임했으나 역시 한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부활을 노리는 빌라스보아스 감독에게 러시아는 ‘기회의 땅’이었다. 제니트 지휘봉을 잡은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포르투에 이어 두 번째 성공 시대를 누리고 있다. 중소리그 선두권 팀을 가장 잘 이끄는 빌라스보아스 감독의 장점이 살아났다. 2014년 3월에 부임하자마자 6연승을 거뒀다. 감독직에 오르자마자 6연승을 기록한 건 러시아 리그 최초 기록이다.

제니트는 올 시즌에도 승승장구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서 5전 전승 17득점 2실점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헐크(5골)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인 실망스런 모습과 달리 포르투 시절의 파괴력을 회복했다. 살로몬 론돈(4골)도 공격의 한 축이다.

남은 과제는 UCL 본선이다. 제니트는 27일(한국시간) 열린 2014/2015 UCL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스탕다르리에주(이하 스탕다르)를 3-0을 대파했다. 전반 44분 빅토르 파이줄린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지만, 오히려 퇴장 이후 2골을 몰아넣었다. 1차전에서도 1-0 승리를 거둔 제니트는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스탕다르의 골문을 지킨 일본 대표 골키퍼 가와시마 에이지는 “실망스럽지만 제니트의 축구는 우리와 수준이 달랐다는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게 챔피언스리그 레벨이다”라며 제니트가 한 수 위라는 것을 인정했다.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스탕다르를 꺾은 뒤 “이번 시즌 목표는 최소한 8강이다. 가장 강한 팀과 맞붙고 싶다. 우린 좋은 팀을 만들어냈다. 증명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2011년,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고 UCL을 찾은 빌라스보아스 감독은 첼시를 조별리그 탈락 위기로 몰아넣고 경질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번엔 러시아 최강팀을 이끌고 UCL에 다시 도전한다. 차세대 명장이라는 평가를 되찾기 위해서는 이번 시즌이 중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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