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아직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기성용(25)은 완벽하게 스완지시티에 녹아든 모습이다. 1년 만에 돌아온 팀에서 주축 역할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역시 사람은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어야 한다.

기성용은 23일(한국시간) 웨일즈 스완지에 위치한 리버티 스타디움서 벌어진 번리와의 '2014/2015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이하 EPL)' 2라운드에 선발 출전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맹활약하며 스완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하며 연승에 기여했다.

안정적이면서도 노련했다. 개막전처럼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정확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패스는 여전했다. 위협적인 슈팅으로 번리 수비진을 위협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동료들과의 호흡이 좋았다. 존조 존조 셰빌와 길피 시구르드손 등 중앙에서 발을 맞춘 선수들간의 연계 플레이가 번리전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볼 수 있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선덜랜드서 임대 생활을 했다. 스완지에 복귀한 건 1년 만이다. 그 사이 스완지의 선수 구성에 대폭 변화가 찾아왔다. 기성용은 앞서 언급한 셸비, 시구르드손 등과 오래 시간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팀 플레이가 나오고 있다. 개막전이었던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의 경기와 번리전에서 모두 그랬다. 시즌 초반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개리 몽크 감독이 전임 지도자들의 철학을 이어 받았다는 점이 기성용에게 호재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몽크 감독은 브랜든 로저스, 미카엘 라우드럽 등 전임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짧은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가는 축구를 추구한다. 기성용이 가장 강점을 보이는 부분이다. 긴 적응기 없이 스완지에 무난하게 녹아든 이유로 볼 수 있다.

경기력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 선덜랜드에 있을 때보다 낫다. 당시 기성용은 선덜랜드에서도 돋보이는 존재였지만, 지금처럼 맞는 옷을 입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다. 선덜랜드 팀 색깔 자체가 투박했다. 짧은 패스보다는 긴 패스와 측면 크로스에 의존하는 단순한 패턴의 플레이에 의존했다. 기성용에게는 잘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기성용은 애스턴빌라 등 여러 팀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EPL 3년차에 접어든 그는 선택의 기로에서 스완지에 잔류했다. 개막 후 2경기에서 기성용은 자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옷을 찾아 입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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