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뻔해도 재미있는 게 있다. 바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우승경쟁이다. 지난 2013/2014에는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소위 ‘신계’에 있는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예외일 뿐이다. 올 시즌에는 더 강력해진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가 서로를 견제하는 구도가 더 고착화 될 것이다. 그런데 두 팀 중에 누가 더 강할까? 아마 이 주제를 두고 벌써 내기를 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풋볼리스트’가 두 팀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각각 알아봤다. 전체적인 리그 분위기도 함께 조명한다.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경쟁구도가 깨지지 않는다고 해서, 다른 18개 팀들의 움직임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2014/2015시즌 개막을 앞두고 독자 여러분이 꼭 알아야 10가지 사항을 정리했다.

① 수아레스의 도전
메시-호날두-메시-메시-호날두. 프리메라리가의 득점왕은 5시즌 연속 리오넬 메시(27, FC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 레알마드리드)의 차지였다. 2013/2014시즌 둘의 아성을 위협했던 디에구 코스타(26, 첼시)는 잉글랜드로 떠났지만, 지난 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의 득점왕 루이스 수아레스(27, FC바르셀로나)가 경쟁에 뛰어들었다. 수아레스가 역대 피치치 명단에 6년 만의 새 이름을 적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② 이변은 이어질까
2013/2014시즌 아틀레티코마드리드(이하 아틀레티코)의 리그 우승은 프리메라리가의 이변이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이하 레알)의 우승 독식 행진이 9년 만에 깨졌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바르셀로나와 레알은 대형 선수영입을 통해 전력을 보강했다. 바르셀로나는 수아레스와 이반 라키티치(26)를, 레알은 하메스 로드리게스(23)와 토니 크로스(24)를 영입했다. 아틀레티코는 반대로 코스타와 티보 쿠르투아(22), 다비드 비야(33), 필리페 루이스(29)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조직력과 집중력을 통해 또 한번의 이변을 노리고 있다.

③ 골키퍼 지각변동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유독 골키퍼들의 이적 소식이 눈에 띄었다. 프리메라리가도 마찬가지다. 레알은 월드컵 스타 케일러 나바스(28)를 영입했고, 바르셀로나에서는 빅토르 발데스(32)가 떠나고 클라우디오 브라보(31)가 합류했다. 아틀레티코는 쿠르투아가 첼시로 임대 복귀하자 슬로베니아의 대표 골키퍼인 얀 오블라크(21)를 영입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의 활약이 빛났던 기예르모 오초아(29)는 말라가CF에 입단했다.

④ 배니싱 스프레이 도입
배니싱 스프레이가 EPL에 이어 프리메라리가에도 도입된다. 지난달 스페인축구협회(RFEF)는 프리메라리가와 세군다디비전(2부리그)에 배니싱 스프레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배니싱 스프레이는 주심이 프리킥 위치를 지정해 표시하는 스프레이로 선수들의 실랑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보며 유용성을 인정받았다. K리그에서는 2013년부터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⑤ 남미 공격수들의 향연
수아레스와 하메스가 프리메라리가에 입성하며 남미를 대표하는 공격수들을 한 무대에서 볼 수 있게 됐다. 아르헨티나의 메시, 브라질의 네이마르가 이미 바르셀로나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던 것에 더해 우루과이의 수아레스, 콜롬비아의 하메스가 스페인을 달군다. 네 선수 모두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각자의 팀을 이끌었던 에이스들이다. 특히 메시, 네이마르, 수아레스는 한 팀에서 뛰며 동료이자 경쟁자가 된다.

⑥ 김영규-김우홍, 1군 무대 뛸 가능성은?
지난 시즌 프리메라리가에 깜짝 데뷔했던 김영규(19)는 알메리아B팀에서 새 시즌을 맞는다. 최근 알메리아에서 데포르티보라코루냐로 이적한 김우홍(19) 역시 B팀이다. 김영규는 3부리그에서, 김우홍은 4부리그에서 뛴다. 하지만 1군 무대를 밟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리그 규정상 B팀 소속 선수들은 별도의 계약 없이 임시 승격을 통해 프리메라리가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A팀 선수들의 부상 등 여러 상황에 따라 한국인 유망주들을 프리메라리가에서 볼 가능성이 있다.

⑦ 발렌시아, 자본의 힘으로 변화
싱가포르의 재벌 리터 림이 구단을 인수한 이후, 발렌시아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을 경질하고 골키퍼 출신의 누노 에스피리토 산토 감독을 선임했다. 선수도 폭풍 영입했다. 독일 수비수 슈코드란 무스타피(22)와 로드리고 모레노(23), 안드레 고메스(21), 로드리고 데 파울(20) 등 젊은 선수들로 전력을 보강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6회 우승을 차지했던 발렌시아의 마지막 우승은 2003/2004시즌이다.

⑧ 수아레스의 공식 데뷔
기대를 모으고 있는 수아레스의 공식 데뷔는 10월 27일 열리는 ‘엘클라시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아레스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조르조 키엘리니의 어깨를 물어 4개월간의 축구 관련 활동이 정지됐었으나, 스포츠중재재판소에 항소를 해 징계를 경감 받아 훈련과 친선전에는 나설 수 있게 됐다. 수아레스는 지난 19일 멕시코 레온FC와의 친선전에서 캄프누 데뷔를 치렀으며, 공식 데뷔를 위해서는 개막 후 두 달을 더 기다려야 한다.

⑨ 에이바르와 코르도바의 힘든 도전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에는 생소한 이름의 팀이 둘 있다. 세군다디비전(2부리그)에서 승격한 SD에이바르와 코르도바CF다. 1940년 창단 후 처음으로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에이바르는 바스크 지역의 클럽으로 홈구장의 수용인원은 5천여 명에 불과하다. 시설과 재정 선수단 전력면에서 경쟁력이 약하다. 42년 만의 1부 승격을 이룬 코르도바는 발렌시아에서 미드필더 페데 카르타비아(21)를 임대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힘쓰고 있지만 경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코르도바의 첫 경기 상대는 레알이다.

⑩ 바르셀로나 신임 감독의 이력
바르셀로나는 지난 시즌 무관의 설움을 극복하고자 루이스 엔리케(44) 감독 체제 하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엔리케 감독은 과거 성공적으로 팀을 이끌었던 주젭 과르디올라(43) 감독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에서 선수로 활약한 전설이다. 엔리케 감독은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바르셀로나 선수로 뛰었는데, 그 이전에는 라이벌인 레알에서 5년 간 뛰었다. 당시 자유계약 신분이었기 때문에 이적에 문제는 없었지만 레알 팬들의 원성을 피할 수는 없었다. 엔리케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2004년 은퇴 후 2008년부터 바르셀로나B팀의 감독직을 맡았으며, AS로마와 셀타비고를 거쳐 바르셀로나의 사령탑이 됐다.

글= 권태정 기자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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