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축구는 한 주에 한 경기씩 열리는 것이 기본이다. 한 주에 두 경기가 열리는 일정이 길게 이어지면 선수들의 근육에 피로물질이 쌓이고, 경기력이 떨어지고, 부상이 잦아진다.

그러나 최강희 전북현대 감독은 오히려 버거운 경기 일정이 반갑다. 전북은 12일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 이어 15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빈즈엉전을 치렀다. 20일엔 울산현대 원정을 떠난다. 8일 만에 세 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처음 치렀다. 이후 약 2주간 A매치 휴식기가 있다.

4월 2일 선수단 일정이 재개된 뒤엔 7경기 연속으로 3~4일 간격 경기가 이어진다. 전북이 이런 일정을 반기는 첫 번째 이유는 2배수 이상으로 구축해 놓은 선수단 때문이다. 어느 팀에서든 주전을 차지할 만한 선수들이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다양한 선수들을 돌아가며 기용해야 한다. 최 감독이 앞선 인터뷰에서 “3, 4일 간격 경기가 오히려 반갑다”고 말한 이유였다.

시즌 초 선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도 잦은 경기를 통한 실전 경험이 도움을 준다. 이재성이 대표적이다. 2월에 경기를 소화할 땐 아직 컨디션에 문제가 있었으나 12일 서울전, 15일 빈즈엉전을 모두 풀타임으로 뛰며 경기력이 향상됐다. 최 감독은 “루이스 넣고 이재성을 빼 줄까, 대표팀도 생각해서 고려했는데, 오히려 경기를 뛰며 체력과 함께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끝까지 뛰게 했다”고 했다.

전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임종은과 수비 환경 변화로 안정감이 떨어진 김형일에게도 버거운 일정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 감독은 “임종은은 부담이 있는 것 같다. 매 경기를 부담스럽게 준비하는 것보다, 정신없이 사나흘에 한 경기를 치르면 오히려 어느새 적응이 될 수 있다. 때론 조금 힘들어야 경기력이 나을 때도 있는 것”이라며 체력 저하가 부담을 덜어준다는 역설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K리그와 ACL을 병행하며 여러 선수를 고루 기용하면 사기 진작 효과도 있다. 경기를 너무 오래 쉬어도 컨디션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북 입장에선 오히려 잦은 경기가 체력 유지 효과를 낸다. 조직력도 향상된다. 결국 체력, 정신력, 전술적 완성도 모두 4월의 잦은 경기를 통해 자연스레 향상될 거란 전망이다. 더블 스쿼드 이상을 구축한 전북 특유의 관점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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