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정다워 기자= 24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가와 신지(24)가 팬들이 꼽은 5월의 선수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카가와는 51%의 지지를 받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 필 존스(14%), 그리고 조니 에반스(5%)를 따돌리고 시즌 마지막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카가와는 지난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의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맨유로 이적했다. 프리미어리그 20경기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경기, 총 23경기에 출전해 6골 6도움을 기록했다. 데뷔 시즌인 것을 감안하면 성공적으로 리그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카가와는 리그 두 번째 경기만에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갈라타사라이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경기, 리버풀과의 리그전에서 연속 도움을 기록하며 시즌 초반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10월 말 당한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두 달이 넘도록 부상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피치에서 자취를 감췄다. 부상 회복 기간이 길어지면서 많은 이들이 카가와의 문제점으로 약한 피지컬을 꼽았다. 기술은 뛰어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기에는 체력적으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부상에서 복귀한 후에는 공격 포인트 사냥에 실패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특유의 부드러운 터치와 날카로운 전진 패스는 여전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3월엔 노리치 시티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일본 열도를 떠들썩하게 만들만한 성과였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은퇴경기에서도 카가와는 선제골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카가와는 박지성(32, 퀸즈파크레인저스)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다. 같은 동양인인데다 박지성이 남겨둔 족적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유력 언론에서도 카가와가 박지성을 뛰어넘었다는 뉴스를 전했다. 카가와의 행보는 박지성의 뒤를 쫓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다.

2005/2006시즌에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박지성은 무려 33경기에 출전했다. 이 중 23경기가 선발 출전이었다. 챔피언스리그와 FA컵, 칼링컵까지 포함하면 44경기를 소화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첫 시즌부터 그에게 강한 신뢰를 보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다.

공격포인트 기록도 준수했다. 한 골을 넣는 데 그쳤지만 7도움을 올리며 활약했다. 당시만 해도 박지성은 왕성한 활동량을 기본으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활용한 침투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우수했고, 수비력까지 갖추고 있었다. 한 마디로 카가와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선수였다.

데뷔 시즌만 보면 박지성의 플레이가 더 인상적이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떠나 들소처럼 경기장을 누빈 박지성이 남긴 임팩트가 매우 컸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맨유의 팬들 사이에서는 박지성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마드리드)를 비교하며 박지성의 손을 들어주는 이들도 있었다.

무릎 부상 후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가 오긴 했지만 그는 여전한 클래스를 선보이며 맨유에서 6시즌을 더 보냈다. 맨유라는 빅클럽에서 7시즌을 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수많은 스타들이 맨유에서 실패를 맛 봤다. 박지성의 '롱런'이 더욱 빛났던 이유다.

카가와는 이제 막 맨유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 박지성과 견주기엔 아직 무리다. 비교 대상은 맞지만 데이터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 재능과 실력은 갖춘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일본팬들의 바람대로 박지성을 따라잡았다고 평가하려면 몇 시즌은 더 두고 지켜봐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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