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인천] 김정용 기자= 에두(35)는 K리그 바깥에 있지만 K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다.

허베이중지에서 급히 방출된 뒤 K리그 입단을 타진했고, 두 친정팀 수원삼성과 전북현대 모두 입단설이 났다. 수원은 에두 영입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영입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으나 가계약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최 감독은 보도 이후에도 가계약을 부인하고 있다.

논란의 당사자인 에두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에두는 가계약을 맺은 사실이 없고, 이를 원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에두의 입장과 해명을 아래 정리했다. 관련된 최근 근황도 함께 밝혔다. 인터뷰는 17일 저녁 에두가 묵고 있는 인천 송도의 호텔에서 진행됐다.

- 허베이를 떠나는 분위기로 일이 흘러간 건 언제쯤부터였나?

전지훈련 시작할 때부터 분위기가 별로였다. 기존 외국인 선수 중 남은 건 나뿐이었다. 영입되는 선수에 대한 소문만 무성했다. 2월 4일에 전훈을 마치고 구정 연휴에 맞춰 휴가를 받았다. 둘째 아들의 첫 돌이 그 즈음이었기 때문에 허베이에 양해를 구하고 브라질로 돌아가 파티를 가졌다. 그날 분데스리가 시절의 에이전트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유럽에선 허베이가 여러 선수를 구한다고 알려져 있다. 네 자리가 없어질 거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 허베이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과정은?

중국으로 돌아가자마자 허베이 감독과 미팅을 했다. 소문도 들었고, 에이전트로부터 연락도 오는 상태였다. “내 나이가 서른넷인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감독에게 물었다. 그날 감독은 날 방출할 생각이 없다고, 내 기량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전술 구상을 보여줬는데 공격수 자리에 내 이름이 있었다. 난 앞으로 상황이 변하면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당부하고 미팅을 마쳤다.

그런데 다음날 구단 디렉터에게 해지 통보를 받았다. 다른 구단들도 다 유명한 선수를 영입하는 분위기라, 우리 팀도 다른 선수를 수급해야 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날이 11일이었다.

- 허베이 입장에선 에두보다 유명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해야 체면이 서는 상황이었다는 뜻인가?

정확한 상황을 말해주진 않았다. 둘러대는 식이었다. 다만 내 실력엔 만족하는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고 했다. 어찌됐든 구단의 승격에 도움을 줬다는 건 허베이도 인정했다. 처음엔 중국 내 임대를 제안 받았지만 거부했다. 그리고 나서 보상금 등 합의점을 찾았다. 해지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다. 중국 상황을 알고 있고, 내가 못 해서 나가라고 한 게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내게 나쁜 말을 하지 않았다.

- 새 팀을 찾기 시작할 때 어떤 계획을 세웠나?

날 원치 않는 팀을 떠나기 위해 계약을 최대한 빨리 해지했다. 그 뒤 한국 팀들로부터 연락이 온 건 사실이다. 그중에 전북은 없었다. 내가 전북만 원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전북에 내 자리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 외에 일본, 중국의 여러 구단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전북은 단 반년이지만 좋은 기억을 남긴 구단이다. 날 원했으면 당연히 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가계약을 맺었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안다. 그런 적은 없다.

아내를 비롯한 가족들과 상의해 봤는데 휴식을 좀 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이 났다. 일단 한 달 동안 푹 쉬고, 그 뒤엔 훈련할 수 있는 브라질 팀을 찾아서 운동을 할 것이다. 그때부터 내가 입단할 수 있는 팀이 있다면 그리로 갈 것이다.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

- 에두를 원한 한국 팀이 여럿이었다는 뜻인가. 독일 구단이 접근했다고도 알려져 있다.

수원 외에도 연락이 온 팀이 있었다. 오늘도 한 군데서 연락이 왔다고 들었다. 독일에서 공식적인 이적 제안은 하나도 없었다.

- 그 중 수락할 만한 계약이 하나도 없었나.

돈은 있고 축구는 하고 싶은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아무 팀이나 갈 수는 없다. 내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팀, 나와 맞는 팀을 원했다. 돈이 문제였다면 중국 구단을 갔을 것이다. 허베이 못지않은 조건을 제시한 팀들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해도 인정받을 만한 활약을 펼친 직후 방출된 상황에서, 중국의 축구 환경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나중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중국을 떠나고 싶다. (생활 환경 때문인가?) 아니다. 나는 어느 나라에 가든 그 곳의 문화를 존중하고 잘 적응하는 편이다. 허베이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내 편의를 아주 잘 봐 줬다.

유일하게 내 마음을 움직인 팀이 수원이다. 금액은 맞지 않았지만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내 축구 인생에 중요한 발판이 된 팀이고 3년 동안 좋은 기억을 남겼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뛰고 싶었다. 서포터들과 좋은 기억이 많다. 내가 떠나는 날 공항까지 배웅해준 걸 기억한다. 수원 측은 만나기도 했다. 그러나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 브라질로 돌아가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34세 나이에 4개월 동안 개인 운동만 해야 한다.

- 방금 전북에서 에두 측에 영입 제안을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에두 측에서 먼저 전북에 제안을 한 것인가? 양측 사이에 교감이 있었던 건 사실 아닌지.

난 그럴 수 없는 입장이다. 루이스, 레오나르도와 친하다. 그런 내가 전북에 날 받아달라고 말하는 건 누군가를 내보내달라는 뜻이 된다. 그럴 수 있겠나. 지금은 이적 논의 자체가 지긋지긋하고, 나중에 정말 관심 있는 구단이 있으면 그때 협상하고 싶다.

내 사정을 잘 아는 에이전트가 최강희 감독을 만날 일이 있었고, 내 상황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고 알고 있다. 그 말을 듣고 최 감독이 “에두가 오면 좋지. 그런데 지금은 자리가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잠깐 고민은 했다고 들었다. 그 외에 실제로 영입 논의가 오간 건 아니다.

- 한 달 동안 휴식을 취하고 머리를 좀 비운 뒤엔 전북을 비롯한 K리그로 돌아오고 싶은지?

마음이 정리된 뒤라면 중국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가장 원하는 건 한국에서 은퇴하는 것이다. 우리 가족이 한국을 좋아한다. 일본과 중국도 경험해 봤는데 한국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김치찌개다. 지난 사흘 동안 점심으로 김치찌개만 먹었다. 가족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을 기회를 갖고 싶다. 브라질 팀과도 이적 논의를 했지만 한, 중, 일에서 뛰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한국에 오려면 7월이 되어야 하는데, 그 전에 입단할 수 있는 리그에서 제안이 온다면 그 곳도 고려할 것 같다.

- 당신의 입장을 잘 들었다. 마지막으로 지난 1년과 현 상황에 대한 감회를 듣고 싶다. K리그와 중국 2부에서 모두 뛰어난 활약을 했다. 축구 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골을 넣고 좋은 경기력을 보였던 해가 2015년이다. 그런데 그 보상이 방출이고, 지금은 복잡한 이야기의 중심에 놓여 있다. 역설을 느낄 것 같다.

내가 축구 선수로 뛰면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최고의 해였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 큰 의미를 두진 않으려 한다. 잘 쉰 뒤 몸을 만들어 다시 도전하고 싶다. 이렇게 오래 쉬는 건 선수로 데뷔한 뒤 처음이다. 첫째 아들이 아주 좋아한다. 빨리 브라질로 오라고 난리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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