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미야자키(일본)] 권태정 기자= 오재석(26, 감바오사카)은 어느덧 J리그 4년차가 됐다. “이제 모든 면에서 적응을 마쳤다”는 오재석에게서 여유가 느껴졌다.

감바오사카와 울산현대의 연습경기가 열린 7일 일본 미야자키 아야조경기장에서 오재석을 만났다. 오재석은 앞서 열린 반포레고후와의 연습경기에서 90분 풀타임 출전해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뒤였다. 3주 전 받은 기초군사훈련 때문에 아직 어색한 짧은 머리카락을 갖고 있었다.

오재석은 울산의 멘탈 코치를 맡고 있는 윤영길 한국체육대학 교수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윤 교수와 오재석은 ‘2007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부터 사제의 연을 맺었다. “오랜만에 한국말을 하니 너무 좋다”며 윤 교수와 함께 울산과의 경기를 지켜보는 오재석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 멤버인 오재석은 2012년 말 강원FC에서 감바오사카로 이적했다. 본인의 의지보다는 팀의 재정난으로 인한 이적이었기에 원망도 있었지만, 3년이 흐른 지금은 타지에서의 외로운 생활도 익숙해진 상태다. 그 사이 J2리그(2013), J1리그(2014), J리그컵(2014), 일왕배(2014) 등 우승컵도 여러 차례 들어올렸다.

4년차 J리거가 바라본 일본 축구는 어떤 모습일까? 오재석이 J리그에서 놀랐던 점은 리그 전체가 팬을 위해 움직인다는 점이다. 오재석은 “모든 팀들이 하나의 철학을 공유하고 있다. 패스 축구에 대한 것인데, 이것은 팬들이 보기에 재미있는 축구를 해야 한다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있다. 가끔은 강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오재석은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팬들은 위한 활동을 많이 한다. 팀의 최고 베테랑일 지라도 팬과의 스킨쉽에 빠지지 않는다. 주장인 엔도 (야스히토) 선수도 필요하면 개구리 탈을 쓰고 팬들 앞에 나선다”며 K리그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감바오사카의 연습경기를 찾은 관중은 약 300명 정도였다. 미야자키 현지인들도 있었지만 오사카에서 팀을 따라온 팬들도 많았다. 경기 관람을 마친 팬들은 가이드라인을 따라 늘어서 선수들에게 사인이나 사진을 요청했다. 오재석은 “연습경기지만 늘 이 정도의 팬들이 찾아 온다. 워낙 팬 문화가 잘 발달돼 있다”고 설명했다.

J리그의 또 한 가지 특징에 대해 오재석은 “일본은 한국보다 선수 개인에게 자율성을 부여한다. 대신 본인이 생각한 대로 행동한 것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지게 한다”고 설명했다. 숙소 생활을 하지 않고 혼자 지내면서 스스로를 관리해야 한다.

오재석은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한국에서보다 생각이 많아졌다. 앞으로의 축구 인생이나 은퇴 후의 삶에 대해서도 더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재석은 윤 교수에게 “스포츠 심리학 공부를 해보고 싶어졌다”는 속내를 슬쩍 밝히기도 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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