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미야자키(일본)] 권태정 기자= “(김)승규가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요? 무너지죠.”

김승규가 J리그 비셀고베로 이적하면서 생긴 울산현대의 골키퍼 공백은 밖에서 보는 것만큼이나 안에서도 크게 느껴졌다. 권찬수 골키퍼 코치는 “팀의 주전 골키퍼이자 K리그 최고 수준의 골키퍼가 나간 거니까, 아무래도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일본 전지훈련에서 권찬수의 지도를 받고 있는 골키퍼는 올해 K리그 2년차를 맞은 유스 출신 장대희와 올해 자유계약으로 입단한 신인 정현철 둘뿐이다. 울산과 계약이 만료된 송유걸은 강원FC로 갔고, 이희성은 군 복무를 위해 K3의 화성FC로 떠났다. 지난달 성남FC에서 영입한 정산은 국내에서 재활 중이다.

장대희와 정현철은 7일 미야자키에서 열린 감바오사카와의 연습경기에서 각각 전반전과 후반전 45분씩을 소화했다. 울산은 전반전 베르나르도의 골이 터지며 1-0으로 앞서갔지만, 후반전에 정현철이 두 골을 실점하며 역전 당했다. 다행히 경기 막판 이창용의 동점골이 터져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권 코치는 경기를 마친 정현철에게 쓴 소리를 했다. 권 코치는 “필드 플레이어들이 잘 해줬는데, 골키퍼 실수로 골을 내줘 아쉽다”고 말했다. 신인 선수인데다 연습 경기였지만 만족스럽지 않은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은 컸다. 권 코치는 고민이 많아 보였다.

현재 울산 골키퍼들에게 부족한 것은 경험이다. 정현철은 아직 프로 경험이 었고, 장대희는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3경기에 출전했을 뿐이다. 정산은 2009년 강원FC에서 데뷔한 후, 2011년 성남으로 이적했지만 2013년부터 3시즌 동안은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울산이 그간 김영광에서 김승규로 이어지는 국가대표급 골키퍼를 보유했던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울산이 FC서울로부터 김용대의 영입을 추진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용대는 K리그 통산 394경기를 뛴 베테랑이다.

권 코치는 김용대 영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선수들이 같은 출발선 상에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어느 누구도 주전 경쟁에서 앞서 있다고 볼 수 없다. 권 코치는 “어린 선수들(장대희, 정현철)은 장점을 키워나가는 과정이다. 아직 몸의 움직임이 느린 편인데 집중 훈련을 통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의 각오도 마찬가지다. 장대희는 “여전히 내가 가장 어리긴 하지만, 나이에 관계 없이 다 같은 선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더 열심히 경쟁해서 자리를 잡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장대희는 지난해 김승규가 국가대표팀에 차출됐을 때 출전 기회를 잡아 전북현대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바 있다. 장대희는 “솔직히 1년 차에 경기를 뛸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운 좋게 3경기 출전을 하게 됐다. 올해는 더 욕심이 생긴다”며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잡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울산 유스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선배 김승규가 팀을 떠난 것은 장대희에게 큰 아쉬움이었지만, 아쉬움을 이겨내고 공백을 잘 메우겠다는 각오도 그만큼 크다. 장대희는 “(김)승규 형이 나가면서 울산의 골키퍼 무게감이 많이 떨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때문에 올 시즌 골키퍼들이 더 열심히 해서 그런 말들이 줄어들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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