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이부스키(일본)] 권태정 기자= 윤정환 울산현대 감독은 일본 사간도스에서 지도자 생활을 할 때, 괴물 또는 귀신을 뜻하는 일본어 ‘오니’로 불렸다. 체력 강화를 위한 지옥훈련으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울산의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차가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울산은 지난 1월 태국 치앙마이에서 동계 훈련을 했다. 지난해에 이어 강도 높게 이어진 체력 훈련에 선수들은 혀를 내둘렀다. 구본상은 “힘들었다. 오전에 (운동장) 20바퀴씩 뛰고 오후에 또 다른 훈련을 하곤 했다”고 설명했다. 전지훈련을 앞두고 울산에 합류한 서명원은 “전 소속팀 대전시티즌의 훈련량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와보니 또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고 했다.

윤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의 색깔은 한결같다. 피지컬과 체력, 스피드를 중시하고, 수비를 먼저 탄탄히 한 뒤 공격한다. 2011년 2부리그였던 사간도스의 지휘봉을 잡자마자 1부리그로 승격시켜, 상위권 팀으로 이끌기까지, 윤 감독은 기존 일본 팀들과는 다른 선 굵은 축구로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울산에 부임한 이후로도 윤 감독의 색깔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동계훈련 때도 체력 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했다. 선수들은 높은 강도의 훈련에 허덕였지만 윤 감독은 “사건도스 때보다는 덜한 것”이라고 했다. 당시 사간도스는 상대적으로 약체였고, 때문에 많이 뛰는 것으로 승부를 봐야 했다는 것이 윤 감독의 설명이다.

지난해 말 울산에 합류한 토모 쯔코시 피지컬 코치(사진)는 체력 훈련의 목적이 “시즌 개막에 맞춰 90분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을 완성시키는 것”에 있다고 밝혔다. 토모 코치는 “동계 훈련은 한 시즌을 놓고 볼 때 선수들의 체력이 자연스럽게 선로를 타고 흐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0분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은 팀의 전술과 색깔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윤 감독은 수비 시에 선수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기를 원한다. 그만큼 활동량이 중요하다. 토모 코치는 “감독의 요구에 응할 수 있는 수준의 체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감독의 요구한 뼈대에 내 방식을 접목해가며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울산에서의 첫 시즌에도 일본인 피지컬 코치를 선임한 바 있다. 2014년 사간도스에서 함께했던 나카무라 케이스케 코치다. 체력 훈련을 중요시하는 만큼 일본의 과학적, 체계적 체력 훈련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나카무라 코치가 J리그로 돌아간 뒤 새롭게 합류한 토모 코치는 일본과 중국에서 피지컬 코치로 일했으며, 한국 팀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모 코치는 이번 동계훈련에서 멀티 스포츠 워치를 사용해 과학적 데이터를 활용한 체력 훈련을 실시했다. 각 선수들은 심박수, 뛴 거리, 시속 등이 나타나는 시계를 차고 훈련에 임하면서 변화를 확인했다. 윤 감독과 토모 코치는 “힘든 훈련이었지만 선수들이 잘 이겨내고 따라와줬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울산은 K리그 클래식에서 7위로 부진했으나, 체력 훈련의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구본상은 “체력 문제는 없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면서 심리적으로 예민해지고 분위기가 침체된 탓이 컸다”고 밝혔다. 체력적 문제보다는 울산이 윤 감독 색깔의 새 옷을 입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체력을 활용하지 못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울산은 일본 가고시마 이부스키로 전지훈련 장소를 옮겨 보다 전술적인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로 합류한 많은 선수들이 빠른 시간 안에 윤 감독 식 축구에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그 바탕은 역시 체력이다. 토모 코치는 “전술에 체력을 맞춘다기보다는 전술을 실현할 수 있도록 체력으로 토대를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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